[시승기] 기아, 플래그십 SUV 방점 찍은 ‘EV9’…운전자 친화적 ‘실내 공간’ 호평

대용량 배터리 탑재…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501km
플래그십 SUV…넓은 실내 공간과 정숙성 '으뜸'
주행보조2(HDA2) 기능 강화…운전 편의성 높여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 전면부 모습. /사진= 박완준 기자 @press-jun

"국내 첫 플래그십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명성에 맞게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도와준다. 넓은 공간의 실용성과 함께 세단의 안락함도 제공해 '나만의 특별한 공간' 구축에 용이하다."

기아가 EV 라인업에 플래그십 모델을 추가해 전동화 전환의 방점을 찍었다. 특히 EV9은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포문을 연 차량으로, 향후 기아의 최신 기술이 선제적으로 적용되는 등 '브랜드 쉐이퍼'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으로 제작돼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시트를 7인승과 6인승 3종 등 총 4종으로 구성해 이동과 충전·휴식 등 다양한 상황에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차량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2열의 스위블 시트의 경우 180도를 회전할 수 있다.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 실내 인테리아. /제공=기아

지난 13일 기아의 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을 타고 경기 하남에서 충남 부여까지 약 170km를 주행해 봤다. 국내 최초의 3열 대형 SUV 명성에 걸맞게 거대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특히 전면부의 웅장한 디자인은 SF 영화에 나올 법한 '먼 미래에서 온 자동차' 이미지를 구현했다.

실제로 EV9은 기아의 헤리티지(유산) 디자인인 타이거 노즈(그릴)을 기술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타이거 페이스로 진화시켰다. 직각형 헤드라이트를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전면의 헤드라이트 무늬를 취대로 바꾸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을 접목시켰다.

외관을 살핀 뒤 주행을 위해 도로에 나서자 기존 전기차에서 듣기 불편한 전자음과 풍절음이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연기관 차량보다 정숙성이 우수했다. 흡음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 동시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모든 글라스에 적용한 프리미엄 모델임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직선 도로에서는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세단 못지 않은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하부에 99.8kW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울퉁불퉁한 노면에도 큰 울렁거림을 느낄 수 없었다. 아울러 낮은 무게중심과 긴 휠베이스에 서스펜션을 최적화해 급격한 코너링도 거뜬하게 통과했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 전면부 트렁크 공간. /사진= 박완준 기자 @press-jun

충전 기능도 탁월했다. 주행 중 휴게소에 잠시 방문해 일반 충전을 시도했을 때 대용량 배터리임에도 불구하고 10% 충전에 15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350㎾급 초급속 충전기로 충전할 시 24분 만에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보다 향상된 고속도로 주행보조2(HDA2) 기능은 운전에 큰 도움을 줬다. 차선이 자주 변하는 복잡한 도심에서도 안전한 곳을 스스로 인식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고속도로 IC 구간에서는 핸들이 자동으로 부드럽게 움직여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모든 좌석에 탑재된 안마 기능도 호평을 받았다. 차량이 자체적으로 장거리 운행과 정체가 극심한 도로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작동돼 만족도를 높였다. 2열 시트의 마사지 기능도 적절한 진동과 압박을 느낄 수 있었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 후면부 공간. /사진= 박완준 기자 @press-jun

EV9의 가격은 △에어 2WD 7671만원 △GT라인 8781만원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 혜택이 적용되면 △에어 2WD 7337만원 △GT라인 8379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