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국 떠나는 벤츠코리아 대표 “2년간 전기차 판매 8배 키워…규제 변화 아쉬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621010010885

글자크기

닫기

우성민 기자

승인 : 2023. 06. 21. 15:22

"본사 한 부서가 전적으로 한국 요구 고민…중요한 시장"
"많은 전기차 들이도록 노력…수입브랜드 1위로 발전"
"한국, 저와 가족 집으로 여겨져…환송회서 울기도"
[사진 4]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토마스 클라인 대표 4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벤츠코리아 사무실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제공=벤츠코리아.
"정말 본사와 치열하게 싸워서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을 한국 시장에 들여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2020년에 비해 8배 이상 성장했는데 이제는 저희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전기차 수입브랜드 중에서 1위를 기록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는 30일 퇴임을 앞둔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최대 판매 기록을 갱신하는 등 성공적인 업적을 이뤄낸 비결에 대해 털어놨다. 첨단화·고급화된 한국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1년부터 벤츠코리아의 수장을 맡은 후 약 2년 반 만에 한국을 떠나는 클라인 대표는 재임 기간 럭셔리·전동화 전략을 전개하며 영업실적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오는 7월 1일부로 독일 본사의 승용차 부문 제품 관리·판매 총괄로 승진 부임해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후임으로는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 본사 디지털 서비스 총괄이 오는 9월 1일 취임한다.

클라인 대표는 "럭셔리와 전동화에 초점을 둔 전략을 추구하는 데 있어 어느 하나가 배제되는 것이 아닌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제 개인적 성공이라기보다 벤츠코리아 팀으로서 이룬 성공이다. 그 결과가 반영된 현실을 후임자가 더 발전시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목표했던 성과를 전부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클라인 대표는 "과거에는 숫자적인 측면에서 (판매량 등을) 더 많이 늘려나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현재는 질적 개선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 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들을 더 많이 추진하지 못하고 먼저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법인을 거친 주요 임원들이 승진을 거듭하면서 독일 본사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클라인 대표는 벤츠코리아 대표를 맡기 전부터 벤츠 내에서 해외 마케팅 전문가로 손꼽혀왔으며, 오는 7월 1일 독일 본사로 승진 부임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전 대표는 2020년 한국 근무를 마친 뒤 북미법인 마케팅 및 판매책임자 겸 MBUSA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이동했으며, 고객서비스를 총괄했던 김지섭 전 부사장은 미국 법인으로 승진 이동했다.

이와 관련해 클라인 대표는 "벤츠코리아 대표를 맡게 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누구나 '내가 해보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전체 조직 내에서 선택돼 제안받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중요 시장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부담도 당연히 동시에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사진 5]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토마스 클라인 대표 5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벤츠코리아 사무실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제공=벤츠코리아.
클라인 대표는 실제로 독일 본사가 한국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클라인 대표는 "독일 벤츠 본사의 한 부서가 전적으로 한국 고객의 높은 요건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는 만큼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을 전달하면 본사는 이를 경청하고 변화를 이끌 만한 리소스를 투입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가진 유일한 강점은 그만큼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본사)는 정말 강력하게 경청하고 있다"고 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을 2020년 대비 8배 이상 늘리는 등 전기차 부문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뒀지만 한국 전기차 규제의 잦은 변동으로 난관을 겪기도 했다.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등의 내용이 예고 없이 발표·적용돼 대응 기간이 부족하다고 클라인 대표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1월부터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전년 7월에 주문을 하는데 (규제가 갑자기 바뀌면) 대비하지 못한다"며 "고객의 요건들을 최대한 반영하는 상황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전반적인 규제 환경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발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안정적인 여건하에 많은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특히 유럽과 한국의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해 상호적으로 많은 가치들이 불러일으켜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라인 대표는 벤츠코리아 대표직을 퇴임하고 본사로 돌아가는 것과 관련해 "2년 반 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한국은 근무지로 보여지기보다 저와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으로 여겨졌다"며 "그만큼 돌아가기 아쉽고 최근에 회사 내에서 열린 환송회에서는 울기도 했다"고 아쉬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 고객과 한국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한국으로 가겠느냐는 요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예스'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우성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