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산책] 키보드 워리어에 휩쓸린 뉴스...진실은 뭘까

영화 '댓글부대'
손석구, 현실적 기자 캐릭터
여론 조작단 3인방 웃음·긴장감
빠른 전개속 느슨한 결말 아쉬워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에서 임상진 기자 역을 맡았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늘 접하던 뉴스가 어디까지 진짜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27일 개봉하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 장강명 작가가 2015년 출간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실력과 의욕 넘치는 사회부 기자 임상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한 중소기업 대표가 수십억 원을 투자해 만든 기술을 대기업 '만전'의 자회사에 빼앗겼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 대표의 제보를 토대로 취재하지만 이는 오보로 판명되고 임상진은 정직을 당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임상진에게 "기자님의 기사는 오보가 아니었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라며 의문의 제보자가 접근한다. 이는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김동휘)이였다. 이들은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들 배후에는 대기업 '만전'이 있다고 밝혀 임상진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 임상진은 찻타갓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취재에 돌입한다.

김동휘·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에서 호흡을 맞췄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홍경·김동휘·김성철이 영화 '댓글부대'에서 여론조작을 이끄는 '팀알렙'으로 호흡을 맞췄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토리 전개는 초반부터 빠르게 진행된다.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과거부터 시작된 여론 형성 과정, 광고가 제한된 상품을 홍보하는 방법, 흥행 중인 영화의 앞길을 한순간에 막아버리는 방법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간다. 곳곳에 현실을 반영한 밈이나 댓글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팀알렙의 리더 '찡뻤킹'(김성철), 스토리 작가 '찻탓캇', 온라인 여론 조작에 빠져든 키보드 워리어 '팹택'(홍경) 3인방이 여론 조작을 주도하고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웃음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댓글부대'는 여론 조작단이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정치·일상, 밀접하게는 내가 기록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언제든 침투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준다. 더불어 나도 모르게 여론조작단이 이끈 '댓글부대'에 휘둘려 '키보드 워리어'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도 일깨워 준다.

임상진 역의 손석구는 과장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를 표현했다. 홍경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철없는 20대 초반의 모습을 비롯해 팀알렙 멤버들과 사건으로 인해 갈등을 겪고 흔들리는 모습을을 다채롭게 채워간다.

다만 초반 빠른 흐름에 비해 느슨해진 결말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사람 보다는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정보 홍수시대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15세 관람가로 러닝타임은 10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