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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예고…중동전 확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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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4. 02. 17:15

헤즈볼라도 "보복 동참" 선언
요르단 파키스탄도 규탄 성명
유엔 안보리 '국제법위반'논의
ISRAEL-PALESTINIANS/SYRIA-IRAN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주재 이란영사관 모습. 영사관 옆 이란대사관에 2020년 1월 2일 미군의 공습으로 살해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진이 걸려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주재 이란영사관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에 이란과 동조세력들이 가세해 확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 중 가장 잘 무장된 헤즈볼라는 이번 폭격이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란의 보복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요르단과 파키스탄도 각각 규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몰아세우고 유엔 안보리에 조치를 촉구했다.

이란이 이번 공격을 "유엔 헌장과 국제법, 외교 및 영사 시설의 불가침성이라는 기본 원칙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라고 규정하면서 강력 반발한 가운에 유엔 안보리도 2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낮 12시 17분께 다마스쿠스 남서쪽 이란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해 2016년까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을 이끌었던 알리 레자 자헤디 사령관과 그의 부관인 모하마드 하디 하즈리아히미 장군, 그리고 장교 5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국영 SANA·이란 IRNA·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주재 이란대사는 이번 공격으로 7명이 사망하고, 영사관을 지키던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동일한 규모와 강도'로 공습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고 AP가 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침략자에 대한 대응과 처벌의 방식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들이 알렸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과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며 "모든 국제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분쟁을 확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늦게 이스라엘 남부 해군기지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이 이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이란영사관 공습이 이에 대한 보복 공격임을 시사했다. 드론 공격으로 건물에 경미한 파손이 있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스라엘과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중동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충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도 정면충돌을 피해왔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같은 영향력이 큰 무장정파들뿐 아니라 종파가 다르지만 이스라엘과 적극 대적하는 하마스를 지원하며 사실상 대리전을 치러왔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이 이들을 통해 사실상 이스라엘과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는데 이번 사태로 급격한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의 이란영사관이 직접 폭격을 당해 혁명수비대 장성과 장군들이 사망하면서 이란이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CNN은 이란 영사관에 대한 공격은 가자지구 전쟁이 6개월 전 시작된 이래 가자 밖에서 확전 위험을 가장 고조시킨 사건이라면서 결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마지막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생산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로 간주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무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사보타주를 벌여왔다. 2010년 이래로 5명의 핵과학자를 암살하고 핵개발 기지를 여러 차례 공격한 배후로 알려졌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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