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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13일(현지시간) 성명 통해 이스라엘군 탱크가 이날 새벽 남부 나쿠라 지역에 위치한 UNIFIL 부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한 것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추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UNIFIL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나쿠라 부대와 주변 지역을 향한 반복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과 헤즈볼라 간의 지상전이 본격화하면서 지금까지 UNIFIL 대원 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UNIFIL은 나쿠라 부대의 벙커 외부 감시 카메라에 총을 쏴 망가뜨리는 등 고의로 공격을 가한 사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UNIFIL은 이날 성명에서 "충격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했다"며 이스라엘군이 이들의 활동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전날 "(이스라엘이) '블루라인' 상의 현위치에서 철수하거나 최장 5㎞까지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만장일치로 (현위치에) 머문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블루라인은 2006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33일 전쟁 이후 같은 해 8월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사실상의 국경이다. 이곳엔 1만명 가까운 규모의 UNIFIL 병력이 주둔하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UNI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세계 40개국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고려할 때 UNIFIL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며 "UNIFIL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적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유엔 폴란드 대표부가 엑스(X·옛 트위터)로 공유한 성명문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 인도, 가나, 네팔, 말레이시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 40개국이 서명했다.
UNIFIL의 주요 파병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통화로 UNIFIL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이탈리아 총리실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도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UNIFIL 진지들을 겨냥해 발포했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이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UNIFIL을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레바논 전투 지역에 주둔한 군인들이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고 주장했다.
갈란트 장관도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테러리스트(헤즈볼라)가 이(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 돌아오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북부 주민의 안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에둘러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