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등도 "러, 무슨 생각인가" 비판
시진핑 中주석은 관련 문제 언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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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도 러·북 군사협력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압박에 나섰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G20 정상회의 1세션 10번째 연사로 나서 "국제사회가 함께 북러 군사협력의 불법성을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발언 직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러시아 측 면전에서 북한과의 결탁을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러·북 비판 포문을 열자 윤 대통령 바로 다음 연설자로 나선 이시바 시게로 총리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러시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비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신의 발언 차례에 전쟁 관련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은 채 기후변화, 개발도상국 등의 주제만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해당 세션에서 러·북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외교장관은 전쟁 이야기는 쏙 빼고 세상 한가하고 편안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일부러 (전쟁 관련 언급을) 피해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1세션이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성토장이 되면서 회의는 예정된 시간을 두 시간 넘겨 마무리됐다.
이어진 오후 2세션에서도 독일, 일본 등 정상이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날 G20 정상회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윤 대통령이 당초 계획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정상과의 별도 양자 회담은 취소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5박 8일의 칠레, 브라질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일·중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을 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의로 돈독한 한·미동맹, 한·일 관계를 재확인했고, 시진핑 주석과는 2년 만에 만나 그간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물꼬를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