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익 높은 곳은 스케줄 확대 꾀할 수 있어
|
우리나라 항공 시장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업계는 만약 미·중을 오가는 직항 노선의 회복이 더디면 인천에서 환승해 목적지까지 가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의 4단계 건설사업이 올 연말 완료될 시 늘어나는 승객들을 수용할 인프라도 확장된다. 대외적인 변수 외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했을 때 미국, 중국 노선이 더욱 확장될 뿐 아니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더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다.
20일 인천공항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을 오간 여객은 843만2277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0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460만4835명으로 13% 증가했다. 여기서 중국은 이달 8일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9개국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실시해 한·중을 오가는 승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노선별 매출을 보면 미주는 39%, 중국은 9%였다. 두 지역이 대한항공의 매출 약 절반을 책임지는 셈이다. 아시아나도 비슷한 구조다. 같은 시기 아시아나 매출에서 미주는 31.3%, 중국은 8.3%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 합병하면 미국, 중국 노선은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나는 중국 노선에 강점이 있다. 국내에서 한때 중국 노선 운수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중국 노선을 활발히 운영할 때는 33개 노선에서 251회 운항했다. 코로나 및 사드 사태 이후 현재는 두 항공사 모두 관련 노선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기준 중화권 노선 운항 횟수를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95%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인천~푸저우에 신규 취항하며, 부산~칭다오 노선을 재개한다. 인천이나 부산을 오가는 무단장, 쿤밍, 베이징, 허페이 노선은 이미 복항했으며, 인천~샤면·정저우·타이중은 증편하는 등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마쳤다.
미주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은 전 노선이 90%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뉴욕, 로스앤젤레스, 애틀란타가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네트워크 확장뿐 아니라 기업결합 이후 대한항공은 양 사가 유사하게 운영하던 노선을 효율화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인천~뉴욕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오전 10시, 아시아나는 10분 차이인 오전 9시50분 출발 편을 운항 중이다. 승객들의 수요 파악 후 오전 1편과 오후 1편으로 바꾸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고, 인천을 경유해 뉴욕에 가는 수요를 더 잘 흡수할 수 있는 시간대로 바꿀 수도 있다.
양 사가 통합하면 중복노선의 운항 시간대를 분산 배치해 더 다양한 승객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간 대한항공이 꾸준히 주장한 노선의 경쟁력 및 다양화 강화의 일례다. 그간 양 사가 경쟁하는 것에서 나아가 통합한 네트워크로 전 세계 항공사와의 경쟁을 보다 나은 위치에서 펼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수요 변화를 모니터링 해 차별화된 스케줄을 제공하고, '하이 밸류' 수요의 유치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