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부정맥 치료 새장 신의료기술 펄스장 절제술(PFA) 성공적 도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9010011233

글자크기

닫기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2. 19. 12:11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 PFA 시술 성공…부작용 0.7% 수준
KakaoTalk_20241219_165617516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오른쪽>가 신의료기술 펄스장 절제술(PFA)을 시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 지난 2003년 초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권 모(53·남)씨는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림이나 답답함 등 지속적인 부정맥 증상을 보여 시술적 치료가 필요했다.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피떡)이 생기고 이는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유병률은 지난 2015년 전체 인구의 1.5%로, 2006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심방세동은 약물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이 중 전극도자절제술은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과 냉각절제술로 나뉜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세술의 경우 고주파로 열을 가해 심방세동 발생 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냉각풍선절제술은 냉동 열에너지로 조직을 절제한다. 두 방법 모두 식도나 횡경막 신경 등 심근조직 이외의 주변 조직에 열에너지가 전달돼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시술 시간도 2시간이 넘어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권 씨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최첨단 심방세동 치료법 펄스장 절제술(PFA)을 성공적으로 시술받았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학병원이 이같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의료기술 펄스장 절제술(PFA) 시술에 성공하면서 부정맥 치료 옵션이 확대돼 개인 맞춤 치료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PFA는 열에너지가 아닌 펄스장 에너지를 이용해 심장에 미세한 천공을 만들어 주변 조직은 보존하면서 목표인 심근세포만 사멸시킬 수 있다. 심장의 각 조직은 서로 다른 전기장 강도를 가지는데 펄스장 에너지는 특정 전기장 강도로 목표한 조직만 제거하는 타켓팅 방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시술시간도 기존 방법보다 20~40% 이상 단축할 수 있어 환자부담도 줄고 식도나 횡경막 신경 손상 등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
PFA는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심방세동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미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술이 이뤄진 만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권 모씨에 대한 PFA 시술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한 시간도 안 돼 끝났다. 권 모씨 시술 후에는 4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PFA 시술을 추가로 받았다.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PFA는 심방세동 치료에서 세계적으로 안전성이나 효과가 확인된 첨단기술로 우리나라에 도입돼 환자들이 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고령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PFA와 관련한 연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오는 2030년까지 심방세동 치료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PFA 임상결과, 최근 PFA시술 그룹의 87.9%의 환자가 가 1년 동안 정상 박동이 유지됐다.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의 90.8%가 정상 박동을 유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부작용 발생률 또한 전 세계 12만 5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0.7%로 보고돼 2 ~ 6% 사이인 기존 치료법들과 비교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이날 PFA 시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정맥 분야 석학인 독일 베타니엔 심장혈관센터의 줄리안 천 교수가 참관해 삼성서울병원 부정맥팀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온영근 순환기내과 교수는 "PFA 도입으로 심방세동 부정맥 환자들에게 가장 앞선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외 석학과 함께 첫 시술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최신 부정맥 치료 연구를 강화하고 우리나라 부정맥 치료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