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첫 보기에 발목 잡힌 고진영, 노예림 정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0010004686

글자크기

닫기

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2. 10. 13:13

LPGA 투어 파운더스컵 결과
21언더파 노예림, LPGA 첫 우승
고진영, 13번 홀 보기에 와르르
GLF-SPO-USL-FOUNDERS-... <YONHAP NO-1956> (Getty Images via AFP)
노예림이 9일(현지시간) LPGA 투어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고진영(29)이 우승 문턱에서 첫 보기를 범한 뒤 평정심을 잃고 무너졌다. 반면 승부처에서 침착함을 유지한 재미교포 노예림(23·미국)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다.

고진영은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마무리된 LPGA 투어 파운더스컵(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등으로 이븐파 71타를 때렸다.

고진영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노예림(21언더파)에 4타 뒤진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했던 고진영은 1·2라운드 선두를 달려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1년 9개월 만의 정상 등극은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고진영은 올해 경쟁력을 재확인하고 있다. 개막전 공동 4위에 이어 2주 연속 톱5에 올라 다음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4라운드 후반 고진영의 부진을 틈탄 노예림은 침착하게 우승을 완성했다. 2020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노예림은 118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3700만원)다.

이날 두 선수의 피 말리는 승부는 13번 홀(파4)에서 갈렸다. 노예림이 1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전반 라운드에서 고진영이 4번 홀(파4), 6번 홀(파5), 8번 홀(파5) 버디로 3타를 줄이며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하지만 고진영은 13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지면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저질렀고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주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3라운드 8번 홀부터 이어오던 95홀 연속 노보기 행진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노예림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홀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 재역전에 성공했다. 고진영으로서는 하필 첫 보기가 가장 좋지 않은 타이밍에 나온 것이다. 고진영은 평정심을 잃었고 14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했다. 반면 노예림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두 선수의 스코어 차는 순식간에 3타로 벌어졌다. 흔들린 고진영은 16번 홀(파4)마저 보기를 쳐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경기 후 고진영은 "보기를 한 건 뼈아팠다"면서도 "우승은 신경 안 쓴다. 톱5 안에 든 것이 오랜만이다. 작년에는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잘하고 있다. 큰 성과를 내는 1년이 될 것 같다. 시즌 최종전까지 이 기세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빗자루처럼 긴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는 노예림은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았다. 세계랭킹 68위인 노예림은 200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175cm 장신인 그는 2019년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했던 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준우승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거쳐 2020년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했으나 작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3년에는 상금 순위가 122위(11만9200 달러)까지 떨어지면서 Q시리즈를 다시 치른 바 있다. 약점이던 체력을 보강하고 블룸스틱 퍼터로 확 달라진 퍼팅 실력을 과시한 덕분에 마침내 챔피언에 오른 노예림은 "또래 선수들이 우승할 때 나는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올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해냈다는 건 멋진 일"이라고 기쁨을 표했다.

이날 이븐파 72타를 작성한 임진희(26)는 공동 4위(13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신인왕 후보인 야마시타 미유(일본)도 공동 4위로 데뷔전을 잘 치렀다. 윤이나(21)가 샷 난조 끝에 컷 탈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공동 7위(12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GLF-SPO-USL-FOUNDERS-... <YONHAP NO-1408> (Getty Images via AFP)
고진영이 9일(현지시간) LPGA 투어 파운더스컵 4라운드 17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정재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