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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도 힘들었던 커쇼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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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2. 14. 16:55

ESPN, 다시 일어선 커쇼 이야기
매 걸음마다 극심한 통증 찾아와
우승멤버로 활약하고 은퇴 계획
Dodgers Kershaw <YONHAP NO-2854> (AP)
클레이튼 커쇼가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 시대를 풍미한 좌완투수 클레이튼 커쇼(36)는 올해 3월 만 37세가 된다. 최근 몇 년간은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2023년 11월에 어깨 수술을 받았고 작년 여름 7월 말 LA 다저스 로테이션에 복귀해 7번의 선발 등판을 가졌다. 오랜 기간 그를 괴롭혔던 발가락 부상이 악화되면서 10월 다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당시 커쇼는 어떤 종류의 발 수술을 받을지 몰랐고 준비도 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생활 연장을 위해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다. 커쇼는 왼발의 뼈 자극과 발바닥 판 파열을 해결하기 위한 수술과 왼쪽 무릎의 반월상 연골 파열을 치료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목발에 의지한 4주, 워킹화를 신고 4주를 더 보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한 달 넘게 매 걸음마다 커쇼에게는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고 한다. 커쇼는 "무릎보다 발바닥 재활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마운드로 돌아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 자신을 보면서 커쇼는 네 자녀를 둔 평범한 아빠가 되기는 글렀다고 느꼈다. 수년간 은퇴를 고민해 온 커쇼이지만 지난해 다저스가 또 다른 우승을 차지하는 걸 보면서 올여름 다시 공 던질 기회를 잡기 위해 힘든 재활을 거쳤다.

본인 마음 밑바닥부터 꿈틀거리는 타고는 승부사 기질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커쇼는 ESPN과 인터뷰에서 "이번이 마지막 재활이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그것이 내가 경기를 중단하는 이유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커쇼는 "다행히 나는 스스로 걸어왔고 지금은 (은퇴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작년 우승과 그 순간 지켜본 것들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지만 다시 그 일이 일어날 때는 내가 거기서 같이 뛰고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즉 부상자가 아닌 선수로 팀 우승을 이끈 뒤의 시점이 은퇴할 때라는 의미다.

커쇼는 통산 212승(94패 평균자책점 2.50 등)을 거둔 대투수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세 번 받았고 올스타 10회, 2014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금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은 떼놓은 당상이다.

커쇼는 약 6주 동안 혼자서 걷고 있으며 이번 주 초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커쇼는 현재 롱토스만 할 수 있다. 다음 달 불펜에서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모든 일이 순조롭다면 5월 말이나 6월 초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반 시즌만 던질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는 커쇼에게 연봉 750만 달러를 보장하고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더한 새로운 계약을 최근 안겼다.

커쇼는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한때 고향 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로 돌아갈 가능성도 생각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커쇼는 "나는 다저이고 이 조직에 정말 감사한다"며 "요즘은 한 조직에서 평생 동안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충분한 메리트를 두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스포츠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보면 특별하다. 나는 그걸 놓치고 싶지 않다. 아무리 길어도 내 경력 내내 여기 있는 것이 목표다. 이 여정을 계속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구단은 언제나 그랬듯 최대한 커쇼를 배려한다. 커쇼는 스프링캠프에서 미디어와 인터뷰 후 캐리어를 들고 텍사스 하이랜드 파크로 돌아와 재활을 계속한다고 했다. 작년처럼 재활의 후반부에 접어들 때까지 팀과 집을 오갈 수 있다. 커쇼는 "가족의 관점에서 보면 집에 가서 아이들의 학교 일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감사하다"며 "집을 떠나는 것이 점점 더 어렵지만 물론 이 모든 것은 건강했다면 없었을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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