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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영세, ‘대통령 지키기에 힘 모을 때’ 명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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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18. 18:20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됐다. 과도한 조치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현직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보는지, 헌법 요건에 맞지 않는 위헌적 행위라고 보는지 궁금하다'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권 위원장은 "앞서 있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한 행태를 감안하더라도 비상계엄으로 대처하는 건 옳지 못한 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비대위원장이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이 무엇보다도 윤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에 당력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발언은 지나쳤다. 윤 대통령의 빠른 복귀를 바라는 당원들의 염원과도 완전히 배치됐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등 야권이 새 정부 이후 지금까지 무려 29차례의 전방위적인 '묻지마'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을 참다 못해 비상계엄을 택했다고 변론에서 누누이 밝힌 바 있다.

비상계엄이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비상대권으로서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게 윤 대통령 측의 입장일 뿐만 아니라 다수 헌법학자들의 견해다. 그런데 이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권 위원장이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위헌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런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은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당장 이르면 다음 달 초 탄핵 심판 변론이 마무리되고 인용 여부가 결정되는 등 탄핵 정국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심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런 발언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야 비상계엄이 온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공개석상에서 여당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탄핵심판에 악영향을 줄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이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비상계엄은 위헌·위법한 것으로 헌법 질서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힌 바 있어 권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와 다툼을 하는 게 아니라 권 위원장, 한 전 대표와 싸우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이런 식의 발언을 내놓자 여당이 대통령을 지키기보다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대비한다고 비판받는 것 아닌가. 당 리더십은 시민과 2030 청년들이 참여하는 전국 각지의 반탄(反彈) 집회에 적극 참석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대통령 지키기 의지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 지금은 탄핵으로부터 대통령을 지키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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