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H+하노이 클리닉 공식 개원…“베트남서도 韓 최첨단 의료서비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01010000031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01. 12:05

IMG_2395 복사
2월 28일(현지시간) H+ 양지병원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H+하노이클리닉' 공식 개원식을 열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H+ 인터내셔널 메디컬센터 헬스케어&폴리클리닉'(HPIMC) 공식 개원식을 열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국 의료법인이 현지 파트너 없이 100% 독자 법인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한 것은 H+하노이 클리닉이 처음이다.

이날 개원식에서 김상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H+ 하노이 병원장 겸임) 병원장은 "하노이 의과대학 병원 등 베트남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베 의료협력과 상생, 공동발전을 꾀하겠다"며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며 선진 의학과 따듯함으로 베트남 국민들과 우리 교민들에게 수준 높고 따뜻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회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은 "양지병원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소외된 시민들을 위해 볕이 되는 따뜻한 병원을 만들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됐다"며 "초심을 절대 잊지 않고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 돕고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원식에는 주호영 국회 부의장·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영상을 통해 "한·베 의료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축하를 전했다.

응우옌 런 히에우 하노이 의과대학병원 병원장도 축사를 통해 "하노이 진출을 위해 양지병원이 베트남을 처음 찾았을 때부터 그 전문성과 열정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우리 대학병원도 중증환자·응급환자의 진료를 함께 지원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베트남과 한국 환자들에게 함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H+ 하노이 클리닉은 베트남 서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피스몰 7~8층 2개 층에 전체 면적 3000㎡(약 1000평) 규모로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현재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12개 진료과목으로 한국인 의사 5명과 베트남 의사 10명을 비롯한 80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산부인과·치과·가정의학과·소화기내시경 등 한국 전문의들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도 한국 수준의 진료…최첨단 기술·2차 의견 적극 활용"
H+ 하노이 클리닉은 베트남에서도 드문 첨단 의료장비와 한국식 정밀 진료시스템을 갖춰 현지 의학계와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노이 의과대학병원 등 베트남의 주요 국립·사립 병원 관계자들은 "시설과 장비 수준이 종합병원급 이상"이라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노이의 폴리클리닉(입원 병실이 없는 외래·검진 중심 의료기관) 중에선 CT·MRI·초음파 등 고가의 첨단 장비를 모두 보유하고 한국과 동일하게 트레이닝 받은 전문의들이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H+ 하노이 클리닉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정밀한 진료·검사부터 전문의와의 연결이 한번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선진 의료 기술과 베트남의 ICT 기술을 융합,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한 한-베간 의료 협력이 가능해졌다.

베트남에선 특정 분야의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수 차례 병원을 옮겨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의료 인프라도 열악해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H+ 하노이 클리닉에선 1차 진료와 검사를 진행한 후 한국 본원에 있는 해당 분야 전문의의 세컨드 오피니언(2차 의견)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담, 수술이나 귀국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김용철 H+ 하노이 클리닉 법인장은 "진료 시작 이후 베트남 병원을 여러차례 옮겨 다니던 골절상 환자가 신속하게 한국으로 귀국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하노이에 최초로 도입된 유방암·자궁경부암 AI 판독 솔루션으로 이상 소견을 받은 환자들이 한국에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IMG_7592 복사
H+하노이 클리닉이 갖춘 최신식 CT MRI 장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한국식 건강검진·맞춤형 서비스 도입
H+ 하노이 클리닉은 베트남 현지 의료시장과 교민들의 높아지고 있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식 건강검진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식 내시경 검사 프로토콜과 최첨단 장비로 한국 주재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현지 교민들도 안전한 한국식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병원에 도착하고 난 후에야 장정결제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 베트남에서 H+하노이클리닉은 사전에 장정결제를 복용케 하는 등 환자의 병원 내 체류 시간과 불편을 줄이는 데 힘썼다. 환자경험관리(PEM)에 집중해 환자가 익숙한 언어로 진료 과정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한국어·영어 통역 인력도 대거 채용했다. 진료 후 경과를 묻는 한국 간호사의 '해피콜'은 교민들에게 특히 호평을 받고 있다.

IMG_7591
H+하노이 클리닉의 여성과 진료 구역. 김상일 병원장은 "환자들에게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아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썼다"고 말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 "독자 진출로 얻은 탄력…현지화와 한·베 의료협력 모두 잡겠다"
H+ 하노이 클리닉의 진출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그간 의료 부문 인허가가 까다로워 외국 기업과 병원들이 난항을 겪었다. 베트남 현행법은 병원 인허가를 위해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먼저 채용케하고 해당 인력에 대한 심사도 거친다. 인허가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십 명의 의료인력을 먼저 채용해야 했던 김용철 법인장은 "인허가가 워낙 까다로우니 다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좋은 인재들이 지원하려 하지 않았다. 콘크리트뿐이던 병원(공사현장)을 보여주면서 '비전'으로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한국 의료법인의 첫 단독진출에 모두가 인허가 과정만 수 년은 걸릴 것이라 우려했지만 H+ 하노이 클리닉은 3개월 만에 8개 인허가를 모두 통과했다. 김상일 병원장은 "진료 시작 이후론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오히려 인재 채용이 편하다. 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계속해 추가로 의료 인력을 늘려나가려한다"고 말했다.

하노이에는 이미 이미 다양한 현지 병원과 외국계 병원들이 있다. H+ 하노이 클리닉은 적정한 진료비로 한국식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베트남 고소득층(VIP)부터 현지 중산층 환자, 한국 교민들을 아우르는 전략을 세웠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계약해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을 위한 건강검진을 유치하는 등 검진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병원장은 현지 의료기관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는 "우리 병원에서 최첨단 설비와 선진 의료기술로 검사 후, 수술 등 중증 질환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하노이 의과대학병원·바익마이 병원 등 베트남 대형 국립병원이나 대학병원과 연계해 환자를 의뢰하는 등 각 병원의 강점을 살린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이미 하노이 의과대학병원·비엣득 병원 등 주요 의료 기관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의 주요 대학병원과 연계해 베트남 의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트레이닝하는 방식의 의료협력 모델도 추진 중이다.

김 병원장은 "진료 시작 3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돈만 벌기 위해 베트남에 온 것이 아니다. 베트남 의료 인프라를 선진화하고 AI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베트남 국민들과 우리 교민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병원의 해외 직접 진출이란 선례를 남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지향의 선진화된 의료 서비스 표준 확립으로 베트남의 의료 격차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김 원장의 목표다.

IMG_7584
김상일 병원장이 환자의 진료 결과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전문의의 2차 의견을 살펴볼 수 있는 H+하노이 클리닉의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