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에도 한파”…올겨울, 2월까지 이례적 강추위 지속

1월엔 한파·이상고온 반복, 2월엔 강추위 장기화
눈은 자주 내렸지만, 강수량은 6분의 1 수준 급감
"이상기후 심화…강추위·건조한 날씨 대비 필요"

입춘 이후 일주일간 이어진 한파에 지난달 9일 서울 천호대교 인근 한강이 얼어있다. 이날 기상청은 이번 겨울들어 처음으로 한강이 결빙되었다고 발표했다. /송의주 기자

올겨울은 예년과 달리 1월에는 한파와 이상고온이 번갈아 나타났고, 2월에는 두 차례 강한 한파가 이어지며 늦겨울까지 추위가 지속되는 등 이례적인 날씨 패턴이 관측됐다.

기상청이 6일 발표한 '2024~2025년 겨울철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이번 겨울(2024년 12월~2025년 2월) 전국 평균기온은 0.4℃로 평년(0.5℃)과 비슷했으나, 지난해(2.4℃)보다 2.0℃ 낮았다. 특히 2월에는 강한 한파가 두 차례(4~10일, 18~24일) 이어지며 최근 10년(2016~2025년) 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1월 초는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유지했으나, 10일을 전후해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한파가 찾아왔다. 그러나 13일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격히 올랐다. 특히 19일과 22~25일에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한겨울에도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의 1월 기온은 최저 -9.7℃(1월 9일)에서 최고 5.2℃(1월 25일)까지 변동하며 같은 달 내에서도 14.9℃의 큰 온도 차이를 보였다.

예년이라면 추위가 풀려야 할 2월에 두 차례 강한 한파가 이어졌다. 입춘(2월 4일)과 우수(2월 18일) 무렵에도 한파가 각각 일주일 이상 지속되며 늦겨울까지 한겨울과 같은 날씨가 계속됐다.

기상청은 이번 2월 강추위의 원인으로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강한 저기압의 영향을 꼽았다. 기상청관계자는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강한 저기압이 북극으로 유입되면서 북극의 주변 기온이 상승했고, 이로인해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압 변화로 인해 2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7℃ 낮아졌으며, 최근 10년 동안 가장 추운 2월로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겨울은 눈이 자주 내렸지만, 전체적인 강수량은 크게 줄었다. 겨울철 강수량은 39.6㎜로 평년의 절반 수준(43.6%)에 불과했다. 지난해(236.7㎜)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으로, 역대 4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차고 건조한 북풍이 자주 불면서 서해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내륙으로 유입돼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특히 설 연휴(1월 27~29일) 기간에는 올겨울 가장 많은 눈이 내리며 대설특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1월 고온과 늦겨울 추위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