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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명오스님 “세속 삶이 출가보다 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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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3. 10. 21:50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출간 간담회 개최
두 스님이 보는 출가 이야기 진솔하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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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 승가대학장 명오스님과 통도사 승가대학장 인해스님. 민족사는 두 스님의 출가 이야기를 다룬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를 출간했다./사진=황의중 기자
"출가가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세속의 삶이 더 힘들다."

서울 종로구 생명나눔실천본부 회의실에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명오스님이 웃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보다 편안한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에 출가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민족사가 발행한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296쪽/1만7500원)'는 통도사 승가대학장(강주) 인해스님과 동학사 승가대학장 명오스님이 직접 전하는 출가 이야기다. 두 스님 모두 요산 지안 대강백으로부터 전강(傳講)을, 관허 수진 대율사로부터 전계(傳戒)를 받았다.

책을 내게 된 계기에 대해 인해스님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줄기 시작하던 출가자가 현재 급감하고 있다. 경각심을 일깨우고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선배 출가자이자 선생님으로서 출가가 얼마나 뜻깊은 일대사의 결정인지 말하고 싶었던 셈이다.

이처럼 책에선 두 스님이 보는 출가의 의미와 두 스님의 출가 과정을 담았다. 출가자의 진솔한 고민과 성장,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수행 속에서 발견한 행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출가는 가족 관계의 변화의 시작이다. 한 가정의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에서, 부모가 지어준 이름과 부모가 준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선택한 출가 수행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일일 수 있지만 두 스님에게 출가는 장점이 큰 행복한 길로 보였다.

출가하면 뭐가 좋냐는 세속인다운 질문에 인해스님의 답변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였다. 그는 "(출가자는) 세상과 거꾸로 간다. 세간에선 나이 들면 명예퇴직이나 퇴직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수행이 익으면 익을수록 대접이 달라진다. 선지식으로서 대접받는다. 그러니 법랍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명오스님은 출가자 감소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절벽과 같은 맥락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명오스님은 "요즘 세대는 자녀가 1~2명인 시대라 부모님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며 불교계 차원에서 어린 시절부터 사찰을 익숙하게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명오스님은 또한 "99% 부처님이 좋다고 해도 1%의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출가를 못 한다. 그게 아니면 지금 당장 오라"며 "출가 생각이 있을 때 망설이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민족사 관계자는 "여러 스님에게 원고를 요청했는데 두 스님의 글이 너무 훌륭해서 두 분 글만으로도 출가를 권하는 책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가불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승가가 건전하게 잘 유지돼야 불교가 번창할 수 있다"면서 "이 책은 모든 이들에게 열린 깨달음의 길을 보여주는 소중한 안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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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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