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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에 숨겨진 독성은 매우 치명적이다. 조선시대 사약(賜藥)의 재료로 쓰일 정도로 독성분이 강한 투구꽃은 한방에서 초오(草烏)라고 불리는 뿌리에 식물계 최강의 맹독을 함유하고 있다.
2014년에 발간된 책 '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에 의하면, 투구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망 · 독살사건의 원인 제공 식물이다.
1969년 서바이벌 훈련 중이던 프랑스의 한 군부대에서 '투구꽃'을 잘못 먹고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책에 서술되어 있다. 태종 때 군사 훈련에 나선 병사들이 '대조채'를 쑥갓인 줄 알고 먹어 6명이 사망하였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과 매우 흡사하지 아니한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 볼 때 '대조채'와 '투구꽃'이 같은 식물이라는 확신이 든다. 1986년 일본에서 발생한 신혼부부의 '투구꽃 살인사건'은 지금도 화제가 될 만큼 세계적인 이슈였다.
투구꽃은 정말 아름답다. 그러나 투구꽃에 닿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기만 해도 예민한 사람들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라고 하니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 될 야생 독초이다. 어린잎을 쑥갓이나 다른 채소로 오인해 먹는 일은 더더욱 삼가야 할 것이다. 투구꽃이 예쁘다 보니 가끔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는 경우도 있는데 철저한 안전조치를 병행하길 권한다. 투구꽃의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