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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위 제도화 마지막 퍼즐…“신뢰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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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5. 04. 04. 15:48

복지부, 과학적 추계 기반, 사전 준비 돌입
의협 “보정심 구조 개선 없인 참여 불가”
전문가 “신뢰 설계 없인 실효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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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의 모습./연합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논의할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보건복지부가 위원회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제도의 틀이 마련됐다고 해서 곧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추계위가 실효성 있는 제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 설계'가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위원회 구성 방식이나 결정 구조에 대한 공감대가 선행되지 않으면, 결국 정책 추진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복지부는 현재 전문가 위원 추천 절차와 수급추계센터 공모 등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법 시행 이전이라도 위원회 구성을 서둘러, 고도의 전문 논의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정부가 전격 발표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이 공론화 과정 없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제도적 논의 구조를 마련해 '과학적 근거' 기반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조건부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내부적으로는 참여 명분과 기존 반대 입장 사이에서 전략적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의협은 "협회 내 의사 수 추계센터를 통해 독자적 데이터를 생산하겠다"고 했지만, 그 자료가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의협의 참여 자체가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의협이 가장 문제 삼는 것은 추계위의 논의 결과가 그대로 정책으로 연결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구조다. 현재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이 위원회가 사실상 최종 결정 기구로 작동하는 만큼, 추계위 논의가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인식이 크다. 단순히 위원 구성을 '의료계 과반 참여'로 보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책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갈등이 단순한 권한 다툼이 아니라, 정부, 전문가 집단,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정책이 신뢰받을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분석한다. 특히 의료 정책은 수요자와 공급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분야이기에, 정교한 절차적 설계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한 의료정책 전문가는 "의대 정원 문제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복지부가 강조하는 과학적 추계와 의협이 지적하는 제도적 정당성 사이의 긴장은, 제도화 이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과제는, 정량의 데이터가 아닌 정성의 신뢰 설계"라며 "그 신뢰는 단순한 위원회 설치나 전문가 참여에 그치지 않는다. 위원 구성의 투명성, 정책 결정 과정의 개방성, 그리고 논의 결과가 실제 정책에 반영된다는 경험이 축적될 때에야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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