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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요구 유연하게 부응하면서 더 큰 것 얻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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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11. 00:0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한국과 방위비·관세 등 안보와 무역 현안에 대한 '패키지 협상'을 시사했다. 이슈별 개별 협상 대신 포괄적으로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끈질긴 패키지 협상을 통해 한미 양국이 윈-윈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서만 125%의 관세 폭탄을 즉각 투하하고 나머지 75개국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 일단 시간을 벌게 됐다. 이제부터 협상 시작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해외 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이 유럽과 한국 주둔 미군에 비용을 대지만 많이 보전받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군대의 비용이 무역과는 관계가 없지만, 패키지 협상의 일부로 삼겠다며 그게 깔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28분간 통화한 후 자신은 "원스톱 쇼핑"을 좋아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는데 한국 등 각국과 무역·관세·산업·안보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트럼프가 아주 민감하게 여기는 이슈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연간 1조5200억원+물가상승분을 방위비로 내는데 트럼프는 한국이 "부자나라"라며 50억 달러, 100억 달러를 언급한 일도 있다. 한국이 부담하는 1조5200억원은 주한미군 방위비의 40~50% 정도다. 차라리 한국이 방위비를 전액 부담하고, 미 군함까지 건조하면서 주한미군의 지위 변화가 없도록 못을 박거나, 원자력 잠수함 등 핵무장 기틀 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서는 게 국익에 낫다는 견해도 많다.

관세 폭탄이 90일간 유예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부담을 덜고 협상에 나설 시간도 확보했다. 이에 미국 증시에 이어 한국 증시도 폭등, 거래가 중단될 정도다. 트럼프 속내는 중국을 찍어 압박하되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무리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관세 협상을 한국, 일본 등 동맹과 먼저 하라고 했는데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패키지 협상이든 이슈별 협상이든 한·미 간 대화와 소통의 여지가 많음을 보여준다. 한국에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한 권한대행은 트럼프와 통화에서 '윈-윈'을 언급하고 CNN 인터뷰에선 트럼프와 협상하겠다고 했다. 10일 국무회의에서는 "90일간 모든 협상에 진전을 보여 관세부담을 벗어야 한다"면서 우리의 세제·세금수준·비관세장벽 등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트럼프와 대결하지 않고 패키지 협상까지도 유연하게 한다는 것인데 올바른 대응이다. 다만 미 기업연구소(AEI)가 무역대표부(USTR)의 관세 공식 오류로 한국의 관세가 25%로 너무 높게 잡혔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주장도 숙지해서 협상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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