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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의 슈퍼세이브, 울산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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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5. 06. 09:06

울산-포항 동해안 더비 1-1 무승부
종료 직전 주닝요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조현우… 울산, 안방에서 값진 승점 1 획득
오베르단 선제골, 보야니치 동점골로 팽팽했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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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보야니치(오른쪽)가 포항 홍윤상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날 열린 '동해안 더비'는 경기 내내 격렬한 신경전으로 채워졌다./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5월 5일 어린이날,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동해안 더비'는 손에 땀을 쥐는 90분의 공방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는 각각 1골씩을 주고받은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승점 21점이 된 울산은 다득점에서 전북 현대에 밀려 리그 3위로 올라섰고, 포항은 승점 16으로 6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후반 추가시간에 있었다. 종료 직전 울산 루빅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며 포항이 승리 직전까지 갔지만, 키커로 나선 주닝요의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정확히 읽고 막아내며 울산은 패배를 면했다. 관중의 함성과 함께 울산 벤치도 크게 환호했고, 조현우는 골문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자신의 역할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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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을 기록한 울산 보야니치가 환호하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다./ 전형찬 선임기자
포항이 먼저 웃었다. 전반 7분, 이창우가 코너킥 이후 다시 받은 공을 낮게 문전으로 연결했고, 오베르단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오베르단은 이로써 3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가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이후 포항은 조르지의 헤더가 골라인을 넘길 뻔했고, 또 한 번의 역습 기회도 있었으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끌려가던 울산은 전반 종료 직전 반격에 성공했다. 보야니치가 이청용에게 내준 패스가 슈팅으로 연결되며 골대를 강타했고, 튕겨 나온 공을 보야니치가 다시 오른발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득점과 동시에 문수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고, 울산의 분위기는 후반을 앞두고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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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라카바(왼쪽)가 포항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슈팅 기회를 놓치고 있다. / 전형찬 선임기자
김판곤 울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릭, 엄원상, 루빅손을 투입하며 빠른 스피드와 전방 압박으로 흐름을 바꾸려 했다. 이 교체카드는 효과적으로 작용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루빅손은 후반 1분 만에 위협적인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후에도 울산은 에릭과 라카바를 앞세워 포항을 몰아붙였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포항은 오베르단과 조르지를 중심으로 역습을 시도했으며, 중원에서 김동진과 이태석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울산의 템포를 끊는 데 집중했다. 후반 들어 부상에서 복귀한 신예 조성욱이 이창우 대신 투입되며 수비라인을 재정비했지만, 울산의 압박 속에 안정적인 빌드업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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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울산 김판곤 감독이 동해안 더비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후 박태하 포항 감독은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며 깊은 탄식을 내비쳤다. "울산을 상대로 준비한 대로 잘 해냈고, 새로운 선수들도 제 몫을 해줬다. 하늘이 준 기회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오늘을 계기로 좋은 옵션이 생겼다"고 총평했다. 그는 주닝요의 실축에 대해 "결국 조현우가 막았다. 너무 좋은 골키퍼가 상대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동진, 이창우 등 신예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선 "큰 경기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잘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의 김판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제 실점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조현우의 선방은 우리에게 승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말했다. "보야니치가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전술의 키가 됐고, 에릭과 엄원상의 투입도 공격 전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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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박태하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 전형찬 선임기자
이번 동해안 더비는 한쪽이 웃고, 한쪽이 좌절하는 대신,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한 경기였다. 지난 3월 포항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 0-1로 패했던 울산은 홈에서 패배를 막으며 자존심을 지켰고, 포항은 승리 직전까지 갔다가 무승부로 물러났지만 내용 면에서는 우위를 보였다. 어린이날이라는 상징적인 날에 치러진 이 매치는 아이들과 가족 관중들에게 K리그 최고 라이벌전의 진면목을 선사했고, 두 팀은 다시 한번 '클래식 더비'의 품격을 입증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동해안 더비의 2025시즌 전적은 포항이 1승 1무로 앞섰고, 두 팀은 다음 맞대결에서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걸고 격돌하게 된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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