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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참석과 관세 협상 올인 中, 운명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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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5. 07. 19:04

현재 中 경제 상당히 심각
대미 항전에 러 등 우군 필요
9일부터 관세 협상에도 주력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이 이번 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대미 관세 협상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글로벌 외교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오버해 한마디로 말할 경우 운명의 한주를 마주하게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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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열병식을 전후로 수차례 만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기본 원칙에 다시 한번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신화(新華)통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과의 관세 및 무역전쟁을 시작한 중국의 현재 경제 상황은 당국자들의 자신감과는 달리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직면해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든 미국과의 전쟁을 종식시킬 전기를 마련, 경제의 숨통이 트이도록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미국에 대항할 최중량급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시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는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최근 지난 10여 년 동안에 걸친 공격적이고도 거칠었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전략을 '미소 외교', 즉 '매력 공세'로 전환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미국의 혈맹이라고 해도 좋을 유럽의회(EU)와 7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이어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원래 혈맹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좋은 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전기로 이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양국이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방러에 앞서 러시아 관영매체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역사를 거울로 삼아 함께 미래를 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한 사실은 이런 단정이 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패도', '대결', '동맹 만들기'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9일부터 12일까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제3국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양국의 무역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관세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번 대좌에서 중국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협상 올인을 통해 뭔가 결과를 얻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 중국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물밑 협상을 통해 일정한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으로서는 이번 주가 분명 운명의 한 주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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