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집 주변에 녹지 부족한것"
"서울광장 21년만에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재탄생"
"보라매공원 서울국제박람회 가면 정원 진수 느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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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지난 7일 아시아투데이와 만나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정원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선진국도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어갈 때 정원 문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일본이 1994년께 3만 달러를 넘었을 때 영국풍, 프랑스풍 정원 인테리어가 크게 유행했다. 한국도 비슷하게 정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북서울꿈의숲'이 있는 강북 지역 가치를 언급하며 "공간 하나로 주변 획기적으로 바뀌었다"며 "녹색 공간의 가치가 단순히 환경 측면을 넘어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에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면적의 43%가 녹지인데도 왜 시민들은 회색 콘크리트만 있다고 느낄까"라고 반문하며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큰 공원은 있지만, 집 앞 가까운 곳에 녹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최근 시민들의 녹색 공간에 대한 '니즈'는 시와 자치구가 지원하는 원예 및 가드닝 프로그램의 인기에서도 확인된다. 이와관련 "퇴근 후 정원 생활 프로그램은 3분 내에 예약이 마감된다. 놀라운 건 노쇼(No-show)가 없다. 그만큼 시민들의 수요가 절실한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녹색'에 대한 갈망을 읽은 이 국장의 비전은 명확하다. 집 앞 5분 거리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는 서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국장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5분 정원도시 서울'을 구현해 서울 하면 정원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케이팝 등으로 대한민국 문화예술이 많이 각광받고 있는데, K-컬처뿐만 아니라 서울의 정원을 보러 한국에 여행을 오고 싶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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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정원 사랑은 지난 1일부터 새롭게 탄생한 서울광장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서울광장은 21년 만에 콘크리트 광장에서 나무 데크와 잔디가 어우러진 정원으로 바뀌었다. 이 국장은 "서울광장이 2002년 월드컵 때 조성됐는데, 역동적인 광장에서 이제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광장 바닥을 국산 낙엽송으로 만든 데크로 깔고, 기존 양잔디에서 한국 잔디로 교체한 점이 눈에 띈다. 나무 데크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한지형 잔디를 난지형 잔디로 교체해 의미가 크다. "매년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심해지고 있는데, 난지형 잔디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고 내답압성이 높아 각종 병해와 고온·건조에 잘 견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짧은 공사기간 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희소식이 기다렸다. 광장의 지면을 1m 이상 파내려가자 21년전 이명박 시장 시절에 설치한 배수 시설과 유공관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던 것. "공사를 너무 잘해놓아서 21년 전의 배수 시설 인프라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며 "덕분에 추가 작업 없이 부직포를 깔고 모래와 자갈층을 조성한 후 원목과 잔디를 설치하는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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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정원의 정신 및 심리치유 효과를 묻자,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라며 열정적으로 답변을 쏟아냈다. "선진국에서는 숲, 정원 치유를 의사가 직접 처방한다. 독일은 의료진 처방을 받은 후 휴양지에서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받는 시스템이 있고, 영국에서는 91%의 의사가 자연 처방을 지속하겠다는 조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2013년부터 국립공원 자연처방을 시행 중이며, 캐나다에서는 2022년부터 공식 국가 의료 시스템에 포함돼 환자들이 자연에서 최소 20분 이상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 국장은 "서울시도 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 결과, 우울감이 36% 감소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며 "올 12월까지 1만명을 대상으로 서울 전역 총 134개 시설에서 약 2400회 서울형 정원처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숲과 정원을 향한 그의 진정성과 열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사람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 끝에 자연과의 연결에서 답을 찾았다고 한다. 현재 그가 이끄는 '매력정원 조성반' 단체톡방에는 서울시와 25개 구청의 관련 과장 및 주무관 등 667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대규모 소통 채널을 통해 정원 문화와 관련된 아이디어와 사례를 공유하며 서울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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