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국방·어업권 등 협력 합의
"모두 윈윈…영국, 다시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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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은 이번 재설정을 통해 식품 무역에서 국경 검사 등 규제를 철폐해 번거로운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로써 수입 및 수출 비용을 절감해 식품 가격을 낮춘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해 세관 검사가 까다로워졌던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간의 교역에도 적용된다.
양측은 방위 조달 협정도 맺었다. 영국은 새로운 안보 및 방위 협력을 통해 국방과 관련해 1500억 유로(약 235조원) 규모의 EU 대출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EU 예산의 보증을 받는 저금리 대출로 군사 장비를 확보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양측의 30세 이하 청년층이 서로의 영토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협력하고 영국 여권 소지자의 EU 공항 자동 게이트 이용을 허용해 공항 대기 시간을 단축하도록 하는 등 각종 분야에서의 원활한 교류를 유도한다.
이 협상에는 2038년까지 영국 해역에서 EU 어선의 조업을 허용하는 기존 협정을 12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어업은 경제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영국과 EU 회원국들에 상징적으로 중요하며 양측 간의 갈등 요소였다.
이번 합의는 같은 달 체결한 인도, 미국과의 협정에 이어 세 번째 거래다. 영국이 2020년 브렉시트를 발효한 지 5년 만에 양측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게 됐다.
스타머 총리는 협상 타결 후 기자회견에서 "협력과 우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면서 영국과 EU의 관계의 페이지를 넘겼다"며 "이 협정은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며 영국이 세계 무대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는 특별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자찬했다.
영국 야당은 이번 합의에 즉각 반발했다. EU 탈퇴 당시 집권당으로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보수당은 영국이 이제 EU의 규칙을 받아들여야 하게 됐다며 이번 합의를 비난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영국개혁당의 나이젤 패라지 대표는 이번 합의에 관해 "비참한 항복이자 수산업의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스코틀랜드 어민 연맹은 EU 어민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영국 해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을 두고 "끔찍한 쇼"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