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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 14.7%…66%는 수도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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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5. 20. 16:07

F-4 비자 50.4%, 단순노무 제한에도 숙련직 장기근속 늘어
배관공 퇴직공제금 514만원…내국인보다 평균 55만원 높아
최근 건설경기,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
5월 15일 서울 마포구 한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 종사자 7명 중 1명은 외국인이고, 이들 중 10명 중 7명은 수도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한 내국인 인력 공백을 외국인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이들의 숙련 직종 진입과 장기근속 경향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간한 '건설현장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한 외국인 건설근로자는 총 22만9541명으로 전체 건설근로자의 14.7%를 차지했다.

국적이 확인된 외국인 중 83.7%는 한국계 중국인이었으며, 체류자격별로는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가 전체의 50.4%로 가장 많았다. F-4 비자는 한때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거나, 부모나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적이었던 외국국적 동포에게 부여되는 자격이다. 현행 제도상 F-4 비자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건설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제회 조사연구센터는 "F-4 비자로는 단순 노무직에 취업할 수 없음에도 현실에서는 이 비자를 가진 근로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다수 일하고 있다"며 "이는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건설근로자의 평균 퇴직공제금 수령액은 401만1400원으로, 내국인(346만2452원)보다 15.8% 높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외국인의 경우 비자 만료, 출국 등의 사유로 인해 적립금 수령 시점이 명확하고 누락이 적어 평균 수령액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직종별로 보면 배관공(514만원), 견출공(498만원), 내장목공(495만원) 등 숙련 기술직의 수령액이 높았으며, 용접공의 경우 평균 근속기간이 7년 6개월에 달했다. 창호목공, 석공, 타일공 등도 평균 근속이 6년 이상으로 집계되며 숙련공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근로자의 입직 당시 평균 연령은 42.5세, 현재 평균 연령은 47.4세로, 내국인보다 각각 3.2세, 4.4세 낮았다. 국적별로는 캄보디아(29.2세), 미얀마(30.7세), 베트남(32세) 등 동남아 출신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 입직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고용 지역은 수도권 집중이 뚜렷했다. 외국인 건설근로자의 66.4%는 경기도(38.3%), 서울(18.5%), 인천(9.6%) 등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거주지도 수도권 비율이 81%에 달했다. 내국인의 수도권 근무 비율(45.6%)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는 "내국인 일자리와의 관계, 비자 제도와 현장 운영 간의 괴리 등 구조적 과제를 정책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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