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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현금성자산 1조원으로 확대하는 HDC현산...유동성 확보냐 주주 달래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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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6. 09. 19:13

장·단기차입금 최고 이자율↓ ‘긍정적’
현금및현금성자산 증가액 톱10 중 2위
재무안정성 높이고 성장동력 확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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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현금성자산을 1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등 '유동성 안전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늘어난 차입금을 원활하게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를 확실하게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탄탄한 재무구조를 발판으로 보다 모험적인 미래 사업을 시도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하기도 한다.

9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회사의 연결기준 순차입금비율은 41.3%(2024년 말)에서 46.0%(2025년 3월 말)로 4.7%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차입금 및 사채가 2조 3004억원에서 2조 5118억원으로 늘어난 여파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고,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 이를 상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 같은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차입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 과정에서 회사가 단기차입금 최고 이자율을 5.6%에서 5.3%로, 장기차입금 최고 이자율을 6.17%에서 6.04%로 낮췄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65%에서 2.50%로 0.25% 포인트 인하된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의 이자율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245억원에서 9491억원으로 1246억원 늘렸다. 단기예금이 7100억원에서 8971억원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만 보면 국내 10대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 제외) 중에서 중위권이지만, 증가액으로 비교하면 GS건설(2983억원) 다음으로 많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은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 상환 규모를 늘리면서 5조1304억원에서 3조8329억원으로 1조2975억원 감소됐다. 포스코이앤씨·SK에코플랜트·롯데건설도 줄었다.

앞으로도 재무 안정성을 더욱 높이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현금성자산을 1조원 이상으로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보다 5% 이상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자사주 취득과 함께 3년간(2024사업연도~2026사업연도) 별도기준 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배당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회사의 유동성 확보 노력은 2022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순차입금의존도 25% 이상'을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요인 중 하나로 판단했다. 이후 회사의 순차입금의존도가 약 20%(2023년)까지 내려왔으나, 올해 1분기엔 약 21%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검토가 하나의 요인으로 결정되진 않지만,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이를 풀어내야 한다.

진두지휘는 정경구 대표가 맡는다. 정 대표는 2020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로 회사를 이끌다 2022년부터 지주사인 HDC 대표를 맡아온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로 복귀하면서 수익 개선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재무건전성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더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원이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정 대표의 주요 추진 사안이다.

대여금 회수는 그 과정에서 이뤄졌다. 실제 회사의 대여금 규모는 215억원(2022년)에서 1165억원(2023년)으로 증가됐지만, 이를 72억원(2024년)으로 줄였다. 회사가 그룹 계열사에 내어준 대여금을 지속 회수한 덕분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 및 예정 사업장 관련 매출채권(미청구공사 포함)인 둔촌주공(현 올림픽파크포레온) 약 3000억원, 잠실진주아파트 약 1500억원 등의 자금 부담에도 2023년부터 2024년 3월 말까지 총 7000억원의 대여금을 회수했고, 이 덕분에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를 1조 3000원으로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필요하다면 배당 조정도 검토한다. 다만 2027년에 지급하는 2026사업연도 배당까지 확정한 만큼, 장기간에 걸쳐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자본구조를 유지 또는 조정하기 위해 배당을 조정하고, 주요 자본관리지표로 부채비율 등을 활용해 나갈 방침"이라며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안정적 재무구조 및 주주가치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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