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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시설 공격 미, 수개월 극비리 준비, 수주 전 군 자산 배치, 기만전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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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23. 01:54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대통령 명령 바로 이행 수개월 준비, 수주 동안 군 자산 배치"
케인 합참의장 "워싱턴 극소수만 작전 알아"
"실전 첫 사용 벙커버스터 등 총 75발 폭탄 사용"
Mideast Wars US Iran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전날 이뤄진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A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뤄진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을 수개월 동안 극비리에 준비했고, 미군의 주요 사령부가 참여해 벙커버스터 GBU-57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22일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중의 망치)'로 명명된 전날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에 관해 이같이 브리핑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하면 바로 개시할 수 있도록 수개월, 그리고 수주의 군 자산 배치와 준비를 거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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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로 미군의 공습 전날인 20일(현지시간·왼쪽) 모습과 이후인 22일 모습으로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케인 합참의장은 "이 작전은 이란의 핵무기 시설을 크게 저하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보안등급이 매우 높은 임무였고 워싱턴(행정부)의 극소수만 이 계획의 시기나 성격을 알았다"고 했다.

케인 의장은 이번 작전에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 '거대 관통 무기(MOU)' 14발을 사용했고, 첫 두발은 전날 새벽 2시(이란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8시)에 투하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해군 잠수함은 미국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 진입하기 직전인 자정(한국시간 오전 6시)께 이스파한 핵시설에 대해 토마호크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20여발을 발사했다고 케인 의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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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운데)와 해병대 F-35 전투기 4대가 2020년 7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와 뉴저지주를 지나 허드슨강과 뉴욕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GBU-57이 실전에 투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폭탄은 5500파운드(2495kg)의 티엔티(TNT·강력한 폭약) 폭발력을 가진 3만파운드(13.6t) 무게의 유도 폭탄으로 지하 깊숙이 묻힌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설계됐으며 B-2 폭격기만이 탑재할 수 있다.

케인 의장은 이번 공습이 미국 역사상 B-2 폭격기가 참여한 최대 규모의 작전이며 2001년 9·11 테러 직후 수행한 B-2 폭격기 작전 이후 최장 거리라고 평가했다.

총 7대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포르도와 나탄즈의 핵시설에 투하한 GBU-57은 총 14발이다. 케인 의장은 이번 작전에 GBU-57과 순항미사일 등 약 75발의 정밀 유도 폭탄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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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전문가들이 2007년 1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B-2 무기 적재 훈련기의 폭탄 투하실에 탑재된 '거대 관통 무기(MOP)'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미 공군 제공·AFP·연합
케인 의장은 B-2 폭격기에 앞서 4·5세대 전투기가 이란 영공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B-2 폭격기 진입에 대비해 F-35·F-22, 또는 이 두 전투기와 구형 전투기가 이란 방공망을 포함해 지상의 추가 지점을 공격했음을 시사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실제 이번 작전에는 B-2 폭격기와 4·5세대 전투기, 공중급유기 수십대, 정보·감시·정찰용 항공기 등 125대가 넘는 항공기가 참여했다.

케인 의장은 이란이 미군 전투기에 반격하기 위해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전한 뒤 "우리는 작전 내내 기습(surprise) 요소를 유지했다"며 "미국 전투기 편대가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어떤 발사(shots)가 있었는지는 현 시점에서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번 작전은 적과 언론을 위한 '미끼(decoy)'를 포함해 극비리에 진행됐다.

B-2 폭격기를 포함한 대규모 공습 편대는 21일 0시(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오후 1시) 미국 미주리주의 공군기지에서 출발했다.

공습 임무를 맡은 주력 편대인 7대의 B-1 폭격기는 목표 지역을 향해 여러 차례 공중 급유를 하면서 동쪽으로 18시간 비행, 중동 내륙에서 호위를 맡은 전투기 및 지원 항공기와 만났다.

편대 일부는 미군의 움직임과 관련해 적을 기만하기 위해 태평양을 향해 서쪽으로 비행했는데, 케인 의장은 '미끼'였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이 전날 B-2 폭격기 여러 대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괌의 앤더슨 미국 공군기지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기만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케인 의장은 "여기 워싱턴과 탬파(플로리다주 미국 중부사령부 본부)에 있는 극소수의 계획 입안자와 핵심 지도부만 이 기만 시도를 알았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중동을 담당하는 중부사령부가 담당했고, 전략사령부·수송사령부·사이버사령부·우주사령부 및 우주군·유럽사령부가 지원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이 작전은 미군의 필적할 수 없는 역량과 전 세계적인 활동 범위를 분명하게 보여주며 대통령이 어젯밤에 확실하게 말했듯이 세계 그 어느 다른 군도 이걸 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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