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청래 '언론개혁 의지'에 강행
국힘 신동욱 '입법 저지' 첫 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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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본회의에 '방송법 개정안'이 먼저 상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방송3법과 파업 노동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노란봉투법' 중 어떤 법안을 우선 처리할지 저울질했는데, 야당이 방송 3법 우선 상정을 요구한데다 정청래 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언론개혁'에 강한 의지를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오늘 아침까지도 상법, 불법파업조장법, 방송 장악3법 등 어느 법을 먼저 상정할지 알리지도 않았다"며 "입법권을 갖고 야당과 국민을 상대로 장난질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초 야당은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먼저 상정될 경우 송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서고, 방송 3법이 상정될 경우 신동욱 의원이 나서기로 정리한 상태였다. 이에 여당이 '방송 3법'을 우선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주장했고, 야당이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반박하면서 또 다른 갈등으로 격화됐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본회의에서는 총 20건 법안이 상정되고 그중 5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들어왔다"며 "먼저 의결할 수 있는 15건을 올리고 그 후 필리버스터가 들어온 5건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방송법과 노조법 중 전략적으로 어떤 것을 먼저 하느냐 고민이 있었는데 새 당대표가 언론개혁에 의지가 있어서 방송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른 쟁점 법안들을) 뒤로 미룬다는 개념이 아니고 7~8월 국회 내에서 다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뒤 상임위별 '본회의장 지킴조'를 편성하는 등 총력저지에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7인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당 내부에서 합의한대로 신 의원이 첫 번째 타자로 나와 오후 4시 1분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이에 강하게 반발하는 여당 측 비난 속에서 "10시간 정도 할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토론을 이어나갔다.
신 의원은 정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취임 일성이 '야당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정말 서운하다"며 "국회의원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타협하고 대화하는 게 국민의 명령인데 22대 국회가 3년이 남았는데 새로 뽑힌 여당 대표는 야당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것은 곧 국민과의 전쟁 선언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