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빅매치] “우리가 한국형 주권모델”… 국대 AI 톱5 ‘생존 게임’ 스타트

6개월 단위 압축 평가…12월 1팀 탈락
네이버, 범국민 접근성 확대 기술 집중
LG, 전주기 생태계 구축 전면 내세워
SKT, 언어·멀티모달 기반 상용화 집중
NC, 텍스트·음성·영상·3D 모션 통합
업스테이지, 산업 현장 AI 확산에 주력

'K-AI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된 5개 컨소시엄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자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 주도형 R&D 실험으로, 사실상 '한국형 AI 주권 모델' 구축의 시험대로 평가된다. 6개월 단위의 경쟁 압축 평가를 거쳐 2027년 2개 팀을 선발한다. 이들 5개사는 올해 12월 말 첫 평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정부가 4일 선정한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는 대기업·통신사·게임사를 기반으로 한 팀부터 스타트업까지 고르게 포진 됐다. 다양한 영역에 동등한 기회를 주고 가능성을 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5개 정예팀은 각기 다른 비전을 제시하며 K-AI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공통적으로 범용성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기술 개발 방향과 실행 전략은 뚜렷하게 갈린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는 '범국민 AI 접근성 확대를 위한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내걸고,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 확보에 나선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AI 애플리케이션 등풀스택 기술을 모두 자체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영상 멀티모달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 손잡고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다. 여기에 사우생태계 구축디·태국·일본 등에서의 소버린 AI 구축 경험을 더해, 국내외 공공·산업 분야 모두를 아우르는 수출형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마켓플레이스 방식의 AI 서비스 유통도 준비 중이다.

LG AI연구원은 컨소시엄과 'K-EXAONE'이라 명명한 프런티어 모델 개발에 나선다. LG컨소시엄은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전면에 내세웠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LG유플러스, LG CNS, 슈퍼브AI, 퓨리오사AI, 한컴, 뤼튼테크놀로지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개발, AI 반도체, API, 산업별 서비스까지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갖췄다. 컨소시엄은 오픈소스를 전제로 하는 차세대 모델 'K-엑사원'을 개발해 기술 내재화와 AI 자립 생태계 조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언어·멀티모달·행동을 융합한 차세대 트랜스포머 기반 초거대 모델 개발 및 K-AI 서비스 구현'을 통해 실용성과 융합 기술 중심의 AI 상용화를 겨냥한다. 자체 개발한 A.X(에이닷 엑스)시리즈 모델을 바탕으로 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옴니모달'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각사의 실전형 AI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게임·모빌리티 등 분야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SK텔레콤은 AI 학습을 위한 GPU를 자체 조달하고,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 최적화 기술도 적용해 고효율 모델 구현에 나선다.

NC소프트 자회사인 NC AI는 실증형 멀티모달 전략에 집중한다. NC AI는 '산업 AI 전환을 위한 확장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제시하며 도메인 특화형 실증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자체 모델 VARCO LLM, VARCO Vision을 중심으로 텍스트·음성·영상·3D 모션까지 통합하는 '다중감각'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패션·스마트시티·로보틱스 등에서의 온디바이스 실증 경험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산업 특화형 파운데이션 모델과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NC AI54개 기관이 참여한 '그랜드 컨소시엄' 구조를 통해 제조·유통·공공 영역까지 아우르며, 정부 서비스 연계 모델도 개발한다.

5개 팀 중 유일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의료·법률·공공·교육 등 협력사와의 연계를 통해 산업 현장으로의 AI 확산을 노린다. 업스테이지는 '글로벌 프런티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국내 AI 혁신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자체 아키텍처와 학습 알고리즘을 새로 설계해 프론티어 모델을 구축하고, 이후 모델 사이즈와 언어, 산업별 특화 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래블업, 노타AI, 플리토 등 기술 파트너와 함께 GPU 분산, 경량화, 전처리 최적화 역량을 확보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는 "GPU 자원의 중복 지원을 피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모델 경쟁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시장과 산업 현장에서 어떤 모델이 더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느냐가 한국형 AI 주도권을 결정짓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