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호 사명감…매출 상승세
위험가스만 쏙쏙, 반도체서 강점
삼성·SK 생산력 향상 등에 기여
'가성비 무장' 해외매출 50%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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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때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사고를 발생시킨 가스 사고가 잠잠해진 이유를 알기 위해 지난 12일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가스트론 본사에서 최동진 대표를 만났다. 1992년 설립된 가스트론은 국내 산업용 가스감지기 제조 시장에서 확고히 자릴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종 화학 물질들을 취급하는 산업현장은 폭발·화재사고의 위험성이 높은데, 이 가스감지기가 가스의 누출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가스가 조금만 누출돼도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근로자들에 아무리 '안전 수칙'을 지키라고 강조해도, 여전히 산업현장 곳곳엔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 우리 제품을 통해 근로자들이 가스 관련 사고만큼은 마음을 놓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회사의 가스감지기를 통해 연간 수십 건의 사고가 방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단순 제품 생산·판매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業(업)을 하고 있다는 남다른 사명감도 갖고 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우리 제품의 핵심은 정확도다. 오동작을 철저히 배제해 정확한 상황만 인식이 가능하다"며 "쉽게 말해 '위험한 가스만 쏙쏙 발견해 낸다'는 뜻으로, 복잡한 공정이 이뤄지는 반도체 산업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스트론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회사가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한 직후부터 연간 발생하는 가스감지기 오작동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력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셈이다. 덕분에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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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갓 창업했을 때는 외국산 가스감지기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제품이 당시 기준으로 개당 500~1000만원 정도 했으니 상당히 비쌌던 셈"이라며 "산업 현장에 장착되는 가스감지기는 아주 미세한 양의 가스도 감지해야 하기에, 특수 기술이 적용돼 값이 비싼 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제품의 개당 평균 가격은 100~200만원 정도다. 모두 오랜 기간 R&D(연구개발)에 투자한 덕분"이라며 "최근엔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맞춰 수소 가스감지기·수소 불꽃감지기 등을 비롯해 전원 보급이 필요 없는 무선 가스감지기 출시에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가스트론은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의 20%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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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는 '사업이 잘 되는데 왜 기부를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도 기부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기부보다는 기술 발전에 계속 투자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가스감지 기술이 세계의 기준이 된다면 한국에 더 많은 자금이 돌고 채용도 가능해진다. 물고기를 쥐여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 결국 그의 논리대로 라면 확실한 기술력이 기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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