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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만 3.8조 지출…통신3사, 하반기 마케팅 부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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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8. 22. 17:05

상반기 합산 마케팅비 3조7942억, KT·LGU+ '쑥'
비용 효율화 기조에도 유심 해킹 사태 기폭제로
애플 아이폰17 조기 출시설에도 잠잠
"시장 동향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것"
단말기유통법, 22일 폐지<YONHAP NO-5315>
/연합
통신3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약 3조8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일찍부터 포화상태에 접어든 5G 시장 영향으로 한동안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왔지만, 2분기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예년보다 활발한 신규 가입자 유입이 이뤄졌지만, 하반기 비용 운용 부담이 높아진 모습이다. 당장 다음달 애플의 신규 아이폰 출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각 사는 시장 동향을 살피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22일 통신3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합산 마케팅 비용은 3조794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3조7426억원)와 비교해 500억원 이상 늘었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 1조4170억원, KT 1조2813억원, LG유플러스 1조959억원으로 KT와 LG유플러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3.4%, LG유플러스는 2.57% 증가했고 SK텔레콤은 1.25% 감소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에 따라 정부로부터 신규 영업중단(5월 5일~6월 24일) 처분을 받은 영향이다.

2019년 5G 상용화 직후 매년 7조원 후반대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던 통신3사는 5G 시장의 성장 둔화에 맞춰 해당 비용을 줄여왔다. 올해 2분기 기준 각 사 MNO(이동통신) 핸드셋 가입자 중 5G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다만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로 번호이동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KT와 LG유플러스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신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KT는 2분기 무선 가입자가 직전 분기보다 65만명 이상 늘었고, LG유플러스도 41만명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3분기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 출시에 따라 번호이동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상반기 지출을 늘리면서 스마트폰 지원금 확대 등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실제로 지난달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7 출시와 함께 10년 넘게 스마트폰 지원금 경쟁을 막았던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까지 폐지됐지만, 통신3사 모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애플이 한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르면 다음달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지만, 과열경쟁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가 하반기 CAPEX(설비투자)를 크게 늘리는 전략을 취해온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AI와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관련 투자도 늘어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각 사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앞세운 경쟁을 지양하겠단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장민 KT CFO는 지난 11일 컨콜을 통해 "5G 보급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졌고, 단말기 교체 주기도 길어지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들은 AI와 신규 사업에 전념해야 할 때"리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의 마케팅 활동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잃은 만큼 점유율 회복을 위해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5월 이동통신 점유율 40%선이 무너졌고, 지난달에도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이후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지원금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상반기 수준을 넘어서는 지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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