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식이장애 완전히 치료했어요”…서울시 마음건강 사업 성과 입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7010013512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8. 27. 14:25

서울 청년의 회복·성장 뒷받침하는 '마음건강 지원사업'
삶의만족도 27%↑ 우울 18%↓…4차 모집 2500명 시작
3년 상담받은 청년 "제일 도움 받은 청년정책"
0827그래픽
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전에는 힘들어도 '이 정도도 못해?'라며 감정을 부정하고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려 했어요. 하지만 상담 후 감정을 받아들이고 주변에도 털어놓을 수 있게 됐죠." 최민정(가명.26)씨가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참여 후 느낀 변화다. 직장 문제로 고민이 깊어져 자신을 돌아보고자 신청했던 최씨는 3개월간 상담을 받으며 심적 여유가 생겨 "주변 사람들도 느낄 만큼 변화했다"고 말했다. #3년째 이 사업을 이용하고 있는 정주현(가명.28)씨의 변화는 더 극적이다. "식이장애나 공황장애 같은 정서적 질환이 있었는데 상담을 통해 완화돼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되지 않을 정도까지 회복했다"며 "식이장애는 완전히 치료했고, 공황장애는 추적 관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가 개별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년마음건강사업의 정책적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의 1~2차 참여자 대상 평가 결과, 삶의만족도 27% 상승, 우울감 18% 감소 등 유의미한 마음건강 회복 효과가 확인되면서 정책 효과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이에 시는 올해 마지막 4차 참여자 2500명을 다음 달 4일부터 11일까지 청년 몽땅 정보통에서 온라인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상담을 완료한 1~2차 참여자(4972명) 중 사전-사후 검사를 완료한 3104명(응답률 62.4%)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의학적 '임상적 효과성'과 '주관적 효과성'을 평가했다. 임상적 효과성 평가 결과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이 각각 12%, 13% 높아졌고 삶의만족도는 27% 증가했다. 반면 우울감(18%↓), 불안감(17%↓), 스트레스(11%↓), 외로움(13%↓)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주관적 효과성도 높게 나타났다. 참여자의 94%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자기이해)', 94%가 '위로와 지지를 받았다(정서적 지지)', 76%가 '앞으로 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라고 응답했다. 참여자들의 구체적 고민도 상담을 통해 크게 줄었다. '삶에 대한 회의(22%↓)', '주의집중 곤란(19%↓)', '수면문제(19%↓)', '진로 적성 및 취업문제(16%↓)', '가족관계 문제(10%↓)', '가족 외 대인관계 문제(11%↓)' 등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 응답자의 95.8%가 사업 추천 의사를 밝혔다.

엄소용 연세대 의대 연구교수는 "참여 청년들의 공통 특성은 우울·불안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수준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고나 재해로 인한 PTSD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 학교 또래관계, 직장 내 갈등 등 일반적 대인관계에서의 트라우마도 높게 보고된다"며 "이것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쳐 불안, 우울,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질적으로는 위험회피 성향과 충동성이 높은 반면, 자율성을 구성하는 책임감과 목적의식은 현저히 낮았다. 엄 교수는 "도움군의 30~50%, 임상군의 70~80%가 책임감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엄 교수에 따르면, 청년들이 상담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1순위 정서건강(우울·불안 해소, 스트레스 관리) △2순위 자기관리·조절능력 △3순위 직업·학업성취 순이다. 그는 "1, 2단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취업이나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처방
서울시 청년마음건강사업 참여자들이 정원처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서울시
사업을 통해 상담 종료 후 평가에서 청년들의 정신건강은 많이 좋아졌다. 정서건강 분야 90% 이상, 자기관리·조절 분야 80% 정도가 '어느 정도 준비됐다'고 응답해 단계별 접근의 효과를 입증했다. 실제 참여자인 최 씨는 "심리검사와 상담지원을 통해 스스로를 많이 알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정 씨 역시 "다른 청년 정책도 많이 이용해봤지만 그중에서 제일 도움이 됐다"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주위에도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장기 추적조사 결과 상담 종료 3~6개월 후에도 효과가 유의미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목적의식을 갖고 상담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상담 종료 후에는 청년 개인별 특성과 니즈에 맞는 청년정책과 대내외 협력사업을 연계해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시는 상담사 지원도 강화한다. 내년 1월부터 규제철폐안 86호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상담파트너 위촉심사 절차 간소화'를 실시해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상담사의 재진입을 돕는다. 이번 모집 대상은 19~39세 서울 거주 청년으로, 의무복무 제대군인은 복무기간에 따라 최장 42세(1982년생)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선정된 청년은 과학적 진단검사 후 일대일 맞춤 심리상담을 기본 6회(최대 10회) 받게 된다.

김철희 시 미래청년기획관은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상담과 맞춤형 지원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협업 체계를 강화해 청년을 위한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