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생의 마지막, 질병 고통”…서울시 ‘건강도시’ 전면 개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10010005599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9. 10. 13:46

2030년까지 건강수명 3세↑·운동 실천율 3%p↑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 수립…333 프로젝트
'저속노화'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 계획 수립 참여
정신건강 분야는 미흡…"향후, 스트레스·1인가구 문제 해소"
0910메트로톱
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생의 마지막을 질병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체력인증센터 100곳 설치부터 외식업소 1만5000곳 잡곡밥 도입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건강정책을 내놨다. 개인의 의지력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환경과 사회 시스템 자체를 건강 친화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방위 접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30년'까지 시민의 건강수명을 현재 70.8세에서 74세로 '3세' 연장하고,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 높이는 내용을 담은 '더 건강한 서울 9988' 종합계획을 10일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러닝족' 등 운동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30세 미만 2형 당뇨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270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소득 격차가 건강 격차로 이어지는 현상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민 총 의료비 지출은 이미 연 20조원을 넘어섰고, 특히 60세 이상 어르신들은 인구 비율은 4분의 1 정도인데 의료비 지출은 전체의 54%에 달한다. 나아가 2022년 기준 기대수명은 83.16세이지만 건강수명은 70.81세로 무려 12.35세 차이가 난다. 이는 2018년 10.85세 차이에서 4년 만에 약 1.5세가 더 벌어진 것으로, 시민들이 생의 마지막 12년 이상을 질병으로 고통받으며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는 이번 계획은 '3·3·3' 목표를 핵심으로 한다. 2030년까지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 올리고, 건강수명을 3세 늘린다는 의미다.

특히 '저속노화' 열풍을 몰고 온 정희원 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지난 7월 서울건강총괄관이 되면서 계획 수립에 적극 참여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 총괄관은 "저속노화를 위한 고속정책으로 더 건강한 시민, 평생 건강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시는 시민들이 언제든 체력상태를 측정하고 전문가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를 올해 자치구별 25곳을 확보한다. 내년 50곳, 203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가 목표다. 체력등급 향상 시 최대 5000포인트를 지급하는 '서울체력 9988'도 본격 가동한다.

건강한 먹거리 확산을 위한 '통쾌한 한끼' 사업도 추진한다. 외식이나 배달 시에도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올해 10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1만5000곳으로 확대한다. 정 총괄관은 "잡곡밥으로만 바꿔도 성인병 수치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편의점과 학교 매점 진열대에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내년 300곳 시범 운영하고 2030년까지 20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사진1)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수) '9988 평생건강 서울' 기자설명회에서 정희원 건강총괄관과 저속노화 밥상을 살펴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10일 '9988 평생건강 서울' 기자설명회에 앞서 정희원 건강총괄관(오른쪽)과 저속노화 밥상을 살펴보고 있다./서울시
◇ 노인전문진료센터 4곳 신설…"요양시설 아닌 살던 곳에서 '방문진료' 활성화" 목표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해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동부병원 등 4개 시립병원에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한다. 내과·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다분야 협진을 통한 원스톱 및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어르신들은 '요양시설'을 '현대판 고려장'으로 생각한다"며 "살던 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내년 3월 통합돌봄법 시행에 맞춰 방문진료를 적극 활성화할 계획이다.

집 근처 '서울 건강장수센터'는 올해 5개 자치구 13곳에서 내년 전체 자치구 43곳, 203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하며, '손목닥터 9988'은 이들 내용들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정 총괄관은 '3·3·3' 목표 수치 설정 근거에 대해 "운동 실천율 3%포인트 증가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코로나19 이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따라 금방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총괄관은 이번 대책에 정신건강 분야가 미흡한 점에 대해 "이번 발표는 현재 경쟁 도시들과 비교해 가장 많은 격차가 보이는 부분들을 우선 신설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치매 유병률이 지난 10년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브레인핏45 AI+를 우선 도입했다"며 "현재 손목닥터 9988에도 정신건강 스크리닝 설문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향후 도시 환경 스트레스, 1인 가구 문제 등 다양한 정신건강 이슈들도 해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꿈은 시민이 행복한 건강도시"라며 "개인 실천을 넘어 시민 맞춤 정책과 사회시스템으로 시민건강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6)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수) '9988 평생건강 서울'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9988 평생건강 서울'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서울시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