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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분야·디지털 전환 전면에… 이찬우, 2년차 성장전략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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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2. 18. 18:36

NH농협금융, 내년 조직개편안 확정
ESG 신사업 추진 위한 사업국 신설
AI·디지털 강화… CPO 직속 독립
수익성 회복 통한 실적 반등 기대

이찬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신사업과 디지털을 축으로 한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임기 2년 차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농협금융의 '장기적 핵심 비즈니스'로 꼽은 ESG 분야 신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주요 경영 과제인 디지털 전환 완수를 위해 관련 조직에도 힘을 실었다.

108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생산적·포용금융 계획을 이끌어갈 직속 위원회도 본격 가동된다. 농협금융만의 색깔을 담은 생산적 금융을 그룹의 핵심 경영 목표로 삼겠다는 이 회장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은행과 증권 등 그룹을 아우르는 신설 조직을 통해 정책 실행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이 회장의 이번 조직 개편 방향성은 농협금융을 높은 금융 경쟁력과 AI(인공지능) 전문성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구상과도 궤를 같이한다. 강 회장이 범농협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수익성 회복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이 회장 역시 중앙회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내년 실적 반등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은 최근 내년도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보직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올해 2월 취임한 이찬우 회장의 첫 번째 조직개편이다. 5부문 11부 체제로 기존 조직 규모는 유지됐지만, 미래성장부문과 디지털전략부문을 각각 성장전략부문, AI·디지털전략부문으로 개편했다.

성장전략부문은 새로운 수익 동력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산하의 ESG전략부를 ESG상생금융부로 개편하고, 신사업추진국을 새로 신설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ESG 요소를 반영한 신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적"이라며 "사회적 가치와 연계된 수익 구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에는 ESG를 단순한 윤리적 책무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이 회장의 인식이 반영됐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열린 농협금융 ESG전략협의회에서 "ESG는 농협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자, 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핵심 비즈니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농업·농촌 지원이란 농협의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녹색·기후·전환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사업전략부문 산하 고객전략부는 사업전략부로 개편됐다. 기존의 고객 전략 수립 기능에 더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응해 상품과 서비스 전반의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AI와 디지털 관련 조직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디지털전략부문 산하 디지털기획국은 디지털전략국으로 개편하고, AI·데이터·플랫폼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조직을 효율화했다. 또 농협은행의 AX(인공지능 전환)와 데이터 역량 강화 흐름에 맞춰 AI비즈니스국을 통해 AI 전략·플랫폼·블록체인·오픈이노베이션 관련 업무를 수행할 방침이다.

특히 회장 직속으로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한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직책을 신설했다. 그동안 디지털전략부문장이 정보보호 업무를 겸임해 왔으나, 올해 들어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번 조직개편에서 직책을 분리했다. 신임 CPO는 그룹 전반의 정보보호 업무를 총괄하며, 고객 정보 관리 현황과 지주·계열사의 정보보호 평가 결과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룹의 생산적 금융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역할의 생산적금융특별위원회도 출범한다. 지난 10월 출범한 '농협금융 생산적금융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위원회로 격상한 것으로, 앞으로 108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전략 방향 설정과 자금 투자 논의, 계열사 간 역할 조정 등을 맡을 예정이다. 특별위원회는 지난 17일 여의도 추진본부 개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찬우 회장의 임기 2년 차 목표는 단연 실적 반등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5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 회장은 이번 조직 개편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농협중앙회와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역시 지난 7월 NH투자증권의 IMA 추진 과정에서 6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힘을 실어준 바 있어, 내년에도 농협금융에 대한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생산적 금융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있다"며 "강화된 조직 역량을 토대로 각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내년 금융산업의 흐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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