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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HD현대 ‘대산 통합법인’ 하반기 출범…석화업계 생존형 빅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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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 최인규 기자 | 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2. 25. 22:08

롯데케미칼 110만 톤 NCC 폐쇄 및 자산 효율화 가속…1.2조 자구책 투입
HD현대케미칼 엔지니어링 역량 결집해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수직계열화 완성
정부 금융지원 총 2.1조 원 파격 지원…3년 내 흑자 전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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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전격 통합하고 올 하반기 합병 법인을 출범시킨다. 이번 빅딜은 4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롯데케미칼의 과감한 결단과 정유와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노리는 HD현대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업 재편 계획을 최종 승인하고, 금융 2조 원을 포함해 세제와 원가 절감 등 총 2조1000억원 규모의 전방위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확정했다.

25일 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산 1호 사업재편계획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분할 한 후 현대케미칼과 합병하여 NCC 및 다운스트림 설비를 통합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주주사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통합 신설법인에 총 1조2000억원 규모(각 6000억원)의 증자에 나선다. 현대케미칼의 지분구조는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조정된다. 산업부는 향후 기업 간 합병 관련 계약체결 및 이사회 승인, 기업 분할 및 합병절차 등을 거쳐 통합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은 뼈를 깎는 자산 효율화에 나선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8조4830억원, 영업손실 9436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대산 단지 내 110만 톤 규모의 NCC 가동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낮은 범용 설비를 정리하기로 했다. 여기서 절감되는 운영비용과 확보된 재원은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의 고부가 생산 기지 조성에 집중 투입된다. 전기차 경량화 소재와 AI 서버용 방열 소재 등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사활을 건다는 전략이다.

HD현대케미칼은 통합법인을 발판 삼아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원료 도입부터 정제, 석유화학 생산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공고히 하여 원료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조선과 전력 부문에서 독보적인 HD현대그룹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화학 공정 최적화에 이식해 생산 수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대산발 구조재편은 여수와 울산 산단의 경쟁사들에게도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한화솔루션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인접 기업과의 설비 통합 및 운영 효율화 협상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 초 가시적인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산에 이은 '여수발 2호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수, 울산 등에서도 몇 달 안으로 대산 1호 사업재편과 같은 2호·3호 프로젝트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최대 석유화학사인 LG화학은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인근 GS칼텍스와 NCC 통합 및 원료 수급 최적화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자산 가치 평가와 운영 주도권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LG화학이 전지 소재 등 신사업 전환을 위해 범용 설비 정리가 시급한 만큼 정부의 이번 2조1000억원 지원 패키지가 교착 상태에 빠진 양사 협상의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사업 재편이 공급과잉 완화와 기업 재무 구조 개선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최대 100% 감면, 자산 매각 시 법인세 과세이연 기간 확대 등 파격적인 특례가 지원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와 업계가 협력한 첫 번째 성과"임을 강조하며, 상반기 내에 화학산업 생태계 종합지원 대책을 마련해 여수와 울산 등 후속 재편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법인은 하반기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향후 3년 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의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자구노력은 물론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승인이 향후 구조재편 확산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통합법인은 하반기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향후 3년 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한대의 기자
최인규 기자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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