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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代 이은 ‘소방영웅’ 지원… 화재진압 무인로봇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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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2. 25. 17:56

정몽구 '교육' 이어 '기술'로 실천
정의선 "위험한 곳엔 로봇이 먼저"
현대차그룹, 지원 방식 지속적 확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소방관 지원이 2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교육과 복지를 통해 소방관과 가족을 지원해왔다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술 기반 안전 전략으로 확장하며 소방 지원의 패러다임을 넓히고 있다.

25일 현대차그룹은 소방청과 함께 개발한 원격 화재 진압 장비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공식 기증했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기증식에서 "위험한 곳에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먼저 들어가야 한다"며 "소방관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소방 지원은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2007년 설립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공무 수행 중 순직·공상한 경찰관과 소방관의 자녀를 장기간 지원해오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재단에 출연한 누적 금액은 8500억원에 이른다.

재단은 2012년부터 '온드림 나라사랑 장학' 사업을 운영하며 순직·공상 경찰관과 소방관 자녀의 학업을 지원해왔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왔으며 지난 10여 년간 약 3000명에게 총 40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교육을 통해 희망의 사다리를 만든다"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철학은 소방 지원의 출발점이다.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다 희생된 이들의 가족이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구조적 지원이었다.

이 같은 기조는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정 회장은 소방 지원의 무게중심을 현장 안전과 재난 대응 기술로 옮겼다. 단순한 기부나 후원이 아닌 그룹이 축적해온 제조·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해 소방관의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인소방로봇'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된 로봇은 고열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원격으로 화재 진압과 현장 수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정 회장은 "소방관들이 위험한 현장에 덜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기술을 가진 기업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의 지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23년에는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의 휴식과 회복을 돕는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전국 소방본부에 기증했다.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개조한 특장버스로 설계 단계부터 소방관들의 현장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2024년에는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관통형 진압 장비 'EV 드릴 랜스(EV-Drill Lance)'를 개발해 소방청에 250대를 기증했다. 차량 하부 배터리 팩을 뚫어 직접 물을 분사하는 장비로 전동화 확산에 따른 새로운 화재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6월 개원을 앞둔 국립소방병원에는 소방관 치료 및 재활을 위한 차량과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장 대응부터 회복·재활까지 이어지는 소방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는 현대차그룹이 2023년 새롭게 수립한 CSR 미션과도 맞닿아 있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개인,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기조로 기술을 사회 안전 인프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025년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2명에 달한다. 대형·복합 재난이 늘어나면서 현장 위험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소방 지원이 기술 기업이 사회 안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장학금과 복지 지원으로 소방을 뒷받침했다면, 정의선 회장은 제조 기술을 활용해 소방관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대를 이어 '소방 영웅'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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