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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아랍 이스라엘 장관, 동예루살렘 성지 방문 파장…네타냐후 UAE 방문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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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1. 04. 16:45

극우 벤-그비르 '유대교도 알아크사 사원 기도·예배 자유' 주장
Israel Emirates Toursim Gulf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 AP=연합뉴스
반(反)아랍, 반팔레스타인 성향의 이스라엘 장관이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해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예루살렘 성지는 정치·종교적 충돌 가능성 때문에 이스라엘 관리가 방문을 자제하는 곳이다. 주변국과 서방이 심한 우려를 표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다음 주로 예정됐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대표적 극우 인사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은 3일(현지시간) 경호 인력을 대동해 동예루살렘의 성지를 방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동예루살렘 성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이지만, 경내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에서는 이슬람교도만이 기도와 예배를 할 수 있다. 벤-그비르는 유대교도에게도 이곳에서 자유로운 기도와 예배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유대교·기독교의 공통 성지이지만 관리는 요르단이 하고 있고, 유대교도는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서쪽 벽에서만 기도가 가능한 아슬아슬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벤-그비르 장관은 "성전산(알아사크의 유대교 명칭)은 이스라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로, 우리는 이곳에서 무슬림과 기독교도의 이동 자유를 지켜왔다"며 "이제 유대교도도 이곳에 가게 될 것이다. 위협을 가하는 자는 엄격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벤-그비르 장관의 방문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 요르단 등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 정부는 현상 변경을 초래할 수 있는 어떠한 일방적인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UAE는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중재해온 이집트에서도 지역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강한 비판이 나왔다.

다음 주 아부다비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던 네타냐후 총리는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벤-그비르 장관의 성지 방문에 따른 파장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네타냐후 총리는 알아크사 사원의 현상 유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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