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프트파워 전진기지 공자학원, 미국서 94% 사라졌다

미 의회조사국, 공자학원 118곳에서 7곳으로 급감
세계 최초 공자학원, 서울 공자아카데미
트럼프 "공자학원, 중국 영향력 진전 선전단체"
압력 속 미 학교 계약 해지·비연장

4월 2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요하네스버그대 공자학원에서 열린 '유엔 중국어의 날' 기념 행사에서 학생들이 한자를 쓴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 내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진기지 '공자학원(孔子學院·Confucius Institute)'이 2017년 118곳에서 2022년 12월 7곳으로 급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2일 낸 공자학원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3월 메릴랜드대에서 처음 개교한 미국 내 공자학원이 2017년 정점을 찍었다가 5년 사이 약 94% 이상이 폐교했다. 메릴랜드대 공자학원도 2020년 문을 닫았다.

공자학원은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 스페인의 세르반테스' 등 각국 문화원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져 초급 중국어 수업 및 학술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공자학원은 2004년 서울(공자아카데미)에서 문을 열었고, 2020년 기준 160여개국에 560여개가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공자학원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 경기 후퇴와 시기가 겹친다. 중국 정부가 운영 자금을 지원해 대학 입장에서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중국어 수업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매력적 요소가 있었다. 공자학원의 본부 격인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한판(國家漢辦)은 학원의 운영비는 물론 교과서 선정과 함께 중국어 교사들을 직접 고용, 훈련하고 급여도 부담하고 있다.

그래서 증가하던 미국 내 공자학원은 2018년 12월까지만 해도 100개 대학 내에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공자학원을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진전시키는 선전 단체라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의 압력이 강해지면서 미국 학교들이 계약을 해지 또는 연장하지 않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