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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후 北에 전세계 관심 ‘주목’…쏟아진 비관적 전망[외교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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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니 기자

승인 : 2025. 03. 28. 10:57

당시 미국 "김정일, 카리스마 부족…약간 멍청해" 혹평
러시아 학자 "길어야 6개월 정도 집권하게 될 것" 전망
김일성 사망에 주베트남 北대사관 "터무니없는 날조" 항의도
김일성 사망 당시 주멕시코북한대사관 활동 외교...<YONHAP NO-4246>
외교부는 30년이 지난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28일 공개했다. 사진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주멕시코북한대사관의 각종 활동 내용이 담긴 외교문서./외교부
외교부가 28일 공개한 30년 전 외교문서에 따르면 1994년 7월 8일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한 직후 북한 권력 승계 1순위에 올랐떤 김정일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쏟아졌으나, 비관적 전망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가 공개한 1994년 외교문서를 보면 당시 해외 공관들이 일제히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김 주석의 사망 원인부터 후계 구도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당국자들은 김정일과 그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 비판적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스탠리 로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은 반기문 주미대사관 공사와 면담에서 "김정일이 승계에 성공하더라도 김일성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정통성이 결여돼있다"며 "경제난 계속으로 일정 기간 이후 많은 도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부통령을 지냈던 월터 먼데일 주일미국대사도 김정일에 대해 "약간 멍청(goofy)하고 어린애 같아(childish) 지도자로는 부족한 것 같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한승수 주미대사 보고를 보면 당시 미 국무부는 "김일성 정책의 계속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중앙정보국(CIA)는 김정일의 '과격성'과 '불가측성'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양 근무 경험이 있는 러시아 학자 역시 김정일 체제에 대해 "6개월 정도 지나면 군부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개입할 것"이라며 "길어야 96년 말 정도까지만 김정일이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을 내놨다.

김 주석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등 전 세계가 우왕좌왕한 정황들도 자료에서 파악됐다.

당시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김 주석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과 '심장쇼크'였는데, 중국 일부 당국자들은 핵문제 및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심장에 무리가 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은 베트남 한 언론사가 김일성 사망 이튿날 관련 소식을 보도하자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항의하기도 하는 등 혼란스러워 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 매체가 해당 소식을 전하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를 내밀고서야 상황이 진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는 외교부가 북한대사관이 조문록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공한(공적 서한)을 직접 외교단에 발송하면서, 우리 대사관이 해명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외교 행정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2506권(38만여쪽)의 방대한 자료를 일반에 공개했다.

올해 공개된 부분은 1994년도 문서가 중심으로, 김일성 사망과 함께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문 체결, 한국의 미국 에너지부(DOE) '특별관리대상' 제외 등 내용이 담겼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사전 예약을 통해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볼 수 있으며, 6월 이후에는 '공개외교문서 열람 청구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유제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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