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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尹 대통령 전원일치 파면…“국민 신임 배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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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5. 04. 04. 12:41

헌재 8:0 전원일치 인용 판결
尹 국회 봉쇄·체포 지시 인정
국회 측 책임 일부 지적하기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연합뉴스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헌재)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4일 파면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5가지 탄핵소추 사유(△계엄 선포 △국회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의 위헌·위법성을 모두 인정했으며 파면할 만큼의 중대성이 있다고도 판단했다.

우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국가비상사태라는 실체적 요건을 위반했으며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치 않아 절차적 요건 역시 준수하지 않았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주장해 온 계엄 선포 배경, '거대 야당의 줄탄핵' '일방적 입법권 행사 및 예산 삭감 시도' '부정선거 의혹' 등에 대해 "계엄 선포 당시 중대한 위기 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재의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윤 대통령의 '호소형''경고성' 계엄 주장에 대해서도 "계엄 선포에 그치지 아니하고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는 등의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로 나아갔으므로 경고성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피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탄핵사건의 주요 쟁점이었던 '국회 봉쇄 및 국회의원 체포 지시'에 대해서는 "피청구인은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으므로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했고, 국회의원의 심의의·표결권, 불체포특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논란이 일었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진술과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인정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또 정치적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함으로써 군인들과 일반 시민들이 대치하도록 만든 점에 대해서도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해 헌법상의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포고령 발령'에 대해서도 헌재는 "포고령을 통해 국회,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을 금지함으로써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 정당제도를 규정한 헌법 조항과 대의민주주의, 권력분립원칙 등을 위반했다"며 "비상계엄하에서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헌법 및 계엄법 조항, 영장주의를 위반하여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영장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압수수색한 것 역시 영장주의 위반이자 선관위에 대한 독립성 침해라고 봤다.

마지막으로 헌재는 전 대법원장 및 전 대법관 등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대해서 "현직 법관들로 하여금 언제든지 행정부에 의한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하므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같은 윤 대통령의 5가지 헌법·법률 위반 행위가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국회와의 대립 상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한 후 군경을 투입시켜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및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병력을 투입시켜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도록 하는 등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무시했으며, 포고령을 발령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의 기본원칙들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헌법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봤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단기성' 계엄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시민들의 저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이라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도 국회 측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헌재는 야당 주도의 많은 탄핵소추와 예산 감액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한 점,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점 들을 들어 "피청구인은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돼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청구인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대립이 일방의 책임이 아니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돼야 할 정치적 문제"라며 "피청구인은 국회의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고 판단했더라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탄핵심판 시작 22분 만인 오전 11시 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주문했다. 단 한명의 기각·각하 의견도 없는 8명 전원일치 인용 결정이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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