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패션·면세 사업 진두지휘
정용진 이마트 담당, 남매경영 활짝
SSG닷컴 정리 등 완전분리만 남아
|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신세계 지분 10.21%(98만4518주) 전량을 딸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의 거래계획 보고서를 공시했다.
증여 시점은 5월 30일이다. 이번 증여로 정유경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은 현재 18.95%에서 29.16%로 늘어나게 된다.
신세계는 "각 부문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번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괄회장은 20여 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아들 정용진 회장이 경영하는 이마트와 딸 정유경 회장이 운영하는 ㈜신세계의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본격적인 계열분리의 움직임은 지난해부터다. 3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승진'한 데 이어 10월 그룹 인사에서 정유경 회장이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을 건너뛰고 승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승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분정리는 올 들어 빠르게 전개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했고, 이 총괄회장이 각각 10%씩의 지분을 소유한 구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용진 회장이 지난 2월부터 30일 거래일 동안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약 2251억원에 시간 외 거래로 사들이면서 균형이 깨졌다.
이후 관심사는 정유경 회장이 이 총괄회장의 남은 잔여 지분인 ㈜신세계 10%를 오빠와 마찬가지로 매수하느냐, 증여받느냐의 문제였다.
이번 증여를 통해 정유경 회장이 이 총괄회장으로부터 잔여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남매간 계열분리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30일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면서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신세계프라퍼티), 스타벅스(SCK컴퍼니), 편의점과 슈퍼 등을 맡고,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진두지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총괄회장의 지분 정리로 계열분리를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킨 신세계그룹은 이제 남은 과제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이 얽혀있는 SSG닷컴의 지분 정리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마트와 ㈜신세계의 실질적인 계열 분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완전한 계열 분리를 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 분리 심사를 받아야 한다.
통상 공정위의 계열 분리 심사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된다.
심사 후 공정위가 계열 분리를 공식 승인하면 절차가 마무리되고, 이마트와 ㈜신세계는 별개의 기업집단으로 공정거래 관련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