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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뭉치고 알짜 사업지는 힘주고”…HDC현대산업개발, 재건축 ‘수주’ 판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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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5. 13. 14:37

올해 강원·부산서 재건축·재개발 수주…1조원가량 곳간 '착착'
2분기부터 서울 주요 프로젝트 일감 '확보' 전망
9500억 규모 서울 ‘용산 전면1구역’ 등 수주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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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형 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 지형을 뒤집기 위한 고삐를 서서히 당기고 있다. 지난해보다 신규 수주액 규모를 넓히는 데 성공했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롯데건설·GS건설 등의 공격적 수주 행보에 밀려 연초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 노력은 다소 빛이 바랜 바 있다.

다만 2분기를 포함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정경구 대표의 본원 경쟁력 강화 철학을 필두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서울은 물론 지방 '알짜 사업지'에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어서다. 여기에 단독 입찰, 컨소시엄 수주 등 방식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재건축 조합 마음 훔치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올해 재건축 신규 일감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약 1조원에 가까운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작년 한 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체 수주액이 1조333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가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작년 실적에 버금가는 수주고를 빠르게 올린 셈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 수주 행보가 주목을 끄는 부분은 현재까지 수주한 사업지가 모두 지방이라는 점이다.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사업지가 아니면 아예 입찰하지 않는 건설사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은 4369억원 규모의 강원 원주시 '단계주공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시작으로 △부산 수영구 '광안4구역 재개발'(4196억원) △전북 전주시 '오성대우아파트 재건축'(1369억원) 사업을 수주하며 총 9934억원을 새로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 고삐 당기기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업계 전망이 적지 않다. 수주한 지방 사업지보다 규모와 사업성 면에서 앞서는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의 수주 소식이 곧 전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우선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지는 사업지가 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북권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중구 '신당10구역' 프로젝트의 시공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또 지난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번째 입찰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삼호아파트 재건축'에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입찰하며 수주 가능성을 키웠다.

이를 두고 다른 경쟁사와 힘을 합쳐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컨소시엄 방식, 면밀한 사업성 평가 후 과감히 입찰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의 전략이 일감 확보에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번 신당10구역 입찰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GS건설과 공동 시공단을 꾸린 뒤 조합에 그간 불허했던 컨소시엄 도급 방식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입찰에서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들의 수의계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파격적인 조건 제시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중순 시공사 선정을 예고한 서울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현재 포스코이앤씨와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이곳 시공권 확보를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총공사비가 9558억원에 달하는 만큼, 전면1구역 재개발을 수주할 경우 서울 정비사업 내 영향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정경구 대표의 결단이 그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 대표는 최근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단순한 신축 아파트 건립을 넘어 이 일대에 아이파크몰·철도병원부지·공원 지하화 등 대규모 개발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점을 강력히 피력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간 다져온 재무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올해 근원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기술경쟁력 확보, 조직 및 인력부문의 혁신을 통해 미래 경쟁력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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