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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슈퍼 선데이’ 선거…친트럼프 맞선 ‘친유럽’ 세력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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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5. 19. 15:07

우크라 전쟁·관세 전쟁 속 유럽의 선택 세계적 주목
루마니아 대선·폴란드 대선 1차 투표·포르투갈 총선
루마니아 친유럽 후보, 친트럼프 후보에 극적 역전승
폴란드 친유럽 후보 1위…포르투갈 중도우파 승리
ROMANIA-BUCHAREST-PRESIDENTIAL ELECTION-PRELIMINARY RESULTS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친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연설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루마니아와 폴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3개국이 18일(현지시간) 실시한 선거에서 친(親)유럽 성향의 정치세력이 친트럼프 세력에 맞서 선전했다.

루마니아 대선 결선, 폴란드 대선 1차 투표, 포르투갈 조기 총선이 동시에 치러진 '슈퍼 선데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속에 유럽 내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각국 정치 지도자를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됐다.

◇루마니아 대선 친유럽 중도개혁파 역전승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EU에 친화적인 후보가 민족주의 극우 성향의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도 성향의 니쿠쇼르 단(55) 부쿠레슈티 시장은 18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결선투표에서 54.1%를 얻어 45.9%에 그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인 제오르제 시미온(38) 후보를 8.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시미온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루마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수학자 출신으로 온화한 성격의 단 당선자는 선거 막판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시미온에 역전승했다. 시미온 후보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주장한 유럽 회의론자다. 시미온 후보는 지난 4일 1차 투표에선 41%의 득표율로 단 후보(21%)에게 배에 가까운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단 당선자는 부패 척결,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유럽 주류 노선 유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류 거점 역할을 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역사적인 승리"라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루마니아가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에 신뢰를 주겠다"고 했다.

무즈타바 라흐만 유라시아그룹 유럽 지사장은 "이번 선거는 트럼프식 극우 정치 노선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폴란드, 친EU 후보 1위…'친트럼프' 후보와 결선 격돌

폴란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는 친유럽 성향의 집권 여당 후보가 '박빙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결선투표가 치러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9시(현지시간)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 후보는 31.2%, 민족주의 우파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 후보가 29.7%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출구조사 결과대로 득표율 50%를 넘기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가 오는 6월1일 결선투표에서 대결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도날드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EU 노선을 유지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민족주의 노선으로 선회할지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샤스코프스키와 나브로츠키 모두 우크라이나 지원과 국방 동맹 유지에는 동의하지만, EU와의 관계 설정 및 국내 사회정책에서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보인다.

2018년부터 바르샤바 시장으로 재직 중인 트샤스코프스키는 친유럽 성향의 공약을 내세우며, 사법 독립 수호와 민주 제도 복원을 약속하고 있다.

나브로츠키는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유일한 후보로 유럽 통합 반대와 보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친트럼프' 인물로 분류된다.

폴란드 민영방송 TVN이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아24(Opinia24)에 의뢰해 발표한 결선 투표 예상 조사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46%, 나브로츠키 후보가 44%를 기록했다. 나머지 10%는 유보 또는 무응답이었다.

◇포르투갈, 중도우파 승리…극우 포풀리즘 '셰가' 약진 주목

포르투갈의 조기 총선에서는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의 사회민주당(PSD)이 이끄는 중도우파 민주동맹 그룹이 의회 230석 중 89석을 확보해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반 최소 의석인 116석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또다시 소수 정부 출범이 예상된다

지난 50년간 PSD와 번갈아 집권해 온 중도좌파 사회당(PS)과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는 각각 58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르투갈의 조기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셰가의 약진이다. 셰가는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3정당으로 도약하게 됐다. 셰가의 선전은 "전통적 주요 정당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셰가는 기성 정당들의 부패 의혹과 이민자 수 급증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세를 확대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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