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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골든타임 2년] 세계 10위권 도약 대한항공… ‘수송보국’ 외길 입지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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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5. 19. 17:54

항공기 244대 보유… 글로벌 11위 ↑
화물수송 실적 세계 6위 등 위상 제고
업계 전문가 포진 인적 네트워크 구축
우호지분 50% 육박 조원태 체제 견고
앞으로 2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태풍도 이겨 낼 견고한 그룹 뼈대를 세우고 효율적이고 최적화 된 조직을 짜는 일에 돌입한다. 단순히 한진만을 위한 게 아니다. 부친 조양호 회장과 조부 조중훈 창업주의 평생 경영철학이던 '수송 보국'을 위한 길이다. 국내 유일 대형 국적항공사이자, 국가기간산업을 키워가는 수장으로서 조 회장의 사명과 같은 일이다. 한번 무너지면 대체 할 수 없고 국가전체 경제를 뒤흔드는 막중한 중책을 조 회장이 설계하고 현실화 해 가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완전히 나뉜다. 2019년 고(故) 조양호 회장의 급작스런 타계로 예상보다 빠르게 총수의 무게를 짊어진 조원태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렇게 일종의 의구심은 업계 최대 위기이자 팬데믹 정점이던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해소 됐다. 승객 대신 화물을 실어 나르는 기지를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사례로 재계에 기록됐다.

이윽고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서 그 무대를 크게 넓혔다. 과거 적자투성이던 국영 항공공사를 당시 조부 조중훈 회장이 인수하면서 시작된 인수합병의 빅데이터와 승부사적 DNA가 손자 조 회장에 이르러 발현됐다. 앞으로 통합에 전념 할 2년, 조 회장이 지휘봉을 고쳐 잡았다.

◇대한항공 탄생 '통합 DNA'에 물적 재원·전문가 포진

대한항공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연결기준 자산은 47조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증가한 수치다. 이는 연말 아시아나 지분을 인수하면서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 계열사까지 모두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결과다.

핵심 자산인 항공기도 아시아나와 합치면 200여대가 훌쩍 넘어 무려 244대를 자랑한다. 단순히 국제선 유상승객 운송거리만 따져도 세계 18위에서 11위로 뛰었으며, 화물사업은 아시아나를 제외하더라도 대한항공의 화물수송 실적은 세계 6위다. 규모 면에서는 이미 통합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과거 한진상사 시절 국영 항공공사를 인수했을 때 조중훈 회장은 곧바로 서울~도쿄 등의 일본 노선을 넘어 최대 난관이었던 미주 노선을 개설하면서 현재의 촘촘한 노선망의 기틀을 닦았다. 통합 대한항공 역시 노선망,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겹치는 노선 등에서는 운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원가 절감 방안을 고안하며 환승 수요도 추가로 유치해 인천공항의 경쟁력 강화까지 꾀한다.

이를 위한 투자 재원과 관록은 충분하다. 보유 현금성 자산만 6조6000억원 수준이며,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했다. 이어 주요 경영진인 조 회장을 중심으로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 등 계열사에는 유관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이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항공산업은 얼라이언스 등 동맹과 항공기 및 엔진 등 제작사, 파이낸싱 업체처럼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네트워크가 필수다. 이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티웨이항공이 새로 구성하려는 이사진 대부분이 대한항공 출신인 점만 보더라도 한진그룹 인사들이 물류업계 곳곳에서 핵심인사로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호지분까지 50% 육박…"조원태 체제 견고"

대한항공이 통합 과정 중 함께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다.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확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진칼의 지분구조를 보면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0.75%, 호반건설 18.46%로 양측의 격차가 2.29%포인트다. 다만 델타항공 14.9%와 산업은행 10.58% 등 우호지분까지 따지면 조 회장 측의 지분은 절반을 육박하는 46.23%다. 사실상 경영권 위협은 과도한 우려인 셈이다. 지분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항공산업의 대전환점을 지나는 시기에 단기 성과를 노린 투기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결국 해당 자본에 국가 항공산업을 위협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호반 측은 단순투자라고는 하지만 적대적 인수를 위한 시도로 보이며 무모한 도전"이라면서 "현재 한진그룹의 조원태 체제는 아주 견고하며 의사결정 및 경영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런 체제에서 인수 시도를 한다면 그건 방해꾼 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은이 현재 지분을 유지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 있어 지금처럼만 원리원칙대로 해주면 대한항공에는 천군만마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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