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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미래포럼] 에쓰오일, 레드오션서 살아남는 ‘TC2C’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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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5. 19. 17:55

원유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
샤힌프로젝트 핵심… 수율 70% ↑
석화 매출比 12%→25% 정면돌파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유 중심이던 에쓰오일의 사업 구조에서 석유화학을 확장하는 전환점이자, 아람코의 핵심 신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전략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최근 모회사인 아람코의 모하메드 알 카타니 다운스트림 사장이 방한해 샤힌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cal Crude to Chemical)'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TC2C는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뽑아내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얼어붙은 석유화학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알 카타니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에쓰오일의 미래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전체에 큰 영감을 준다"며 추켜세웠다.

전통적 석유화학 제품 생산 방식은 원유를 증류해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분리한 후, 2차 다운스트림을 거쳐야 한다. 반면 TC2C는 원유를 증류하는 대신 신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해 정제한다. 쉽게 말해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뽑아내 수율을 70% 이상 끌어올리고 가격경쟁력을 챙길 수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이런 TC2C 시설과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현재 공정률 65.4%를 달성했으며 다음해 상반기에는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한다. 완공시 연간 에틸렌 180만 톤, 프로필렌 77만 톤 등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비중을 기존 12%에서 약 25%로 확대하며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여기엔 중국 기업과의 가격경쟁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샤힌 프로젝트의 올레핀 생산 원가 경쟁력은 동북 아시아 내 상위 10~20%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올레핀은 납사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이 이에 속한다. 플라스틱과 각종 건축자재, 비닐, 합성고무 제작에 폭넓게 쓰인다.

현재 에쓰오일은 분기별로 영업익 적자와 흑자전환을 반복하며 시황에 다소 휩쓸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22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 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며, 매출 비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정유 부문 실적이 요동친 탓이다.

회사는 2027년 샤힌 프로젝트가 상업가동에 들어가면 공급과잉 해소와 맞물려 석유화학 부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변동성이 큰 정유 실적을 석유화학이 뒷받침한다면 실적 안정성 제고가 기대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는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장기적으로 경쟁사의 신규 투자와 공급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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