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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네슬레 생수 정화 규정 위반 은폐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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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5. 05. 20. 13:47

수돗물 정화 방식 사용 알고도 묵인
조사위 "정부, 4년 전부터 문제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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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브베에 있는 네슬레 본사./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임유정 파리 통신원 = 프랑스 정부가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의 생수 생산 과정에서 수질 정화 처리 과정 규정 위반을 알고도 묵인했던 것으로 뒤늦게 적발됐다.

현지매체 르파리지앵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의회 상원 조사위원회가 네슬레의 프랑스 생수 스캔들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6개월의 조사와 70회 이상의 청문회 끝에 이날 발표한 보고서엔 프랑스 정부가 이미 네슬레의 생수 스캔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위스 기업인 네슬레는 페리에, 에파, 콘트렉스 등 다수의 프랑스 생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네슬레는 2020년 말 생산 과정 중 생수에 적절하지 않은 처리 방식을 사용한 것을 내부적으로 발견했고 2021년 10월 14일 생수를 주제로 한 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프랑스 정부에 알렸다.

프랑스에선 시장에 판매하는 생수에 정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천연수가 아니라 소독 과정을 거친 물은 일반 수돗물과 같은 것으로 간주된다.

네슬레사는 미세여과, UV 필터, 자외선 필터 등의 소독 과정을 거친 수돗물 같은 생수를 '천연 미네랄 생수'라며 프랑스에서 판매해 왔다.

네슬레가 정부에 전달한 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도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초 언론을 통해 국민들이 해당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 사법 조치는 고사하고 아무 발표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0.8미크론 이하의 미세여과 방식 사용을 허용하는 등 규정을 변경했다. 이 또한 물이 가진 고유 성분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은 이어졌다.

이번 스캔들 조사에 나선 상원 조사위는 정부가 문제를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네슬레사는 수돗물과 다름없는 생수를 '생수'라고 버젓이 판매해 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슬레가 자사의 불법 생수 정화 처리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정부에 세부적인 규정을 변경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로비가 있었다.

조사위는 '지하수의 질적 모니터링 강화' '소비자를 위한 정확한 제품 성분표 개선' '생수에 사용되는 지하수에 대한 실질적 관리' 등 28가지 권고사항을 보고서에 담았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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