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오후 5시 상류 구간 개방
청계천 복원 20주년…생태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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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던 지난 13일 서울 종각역 인근 청계천. 물가에서 직장 동료들과 발장구를 치던 직장인 한예슬 씨는 "이 주변은 전부 상업지구인데 중심에 천계천이 있으니, 일하다가도 잠시 힐링할 수 있어서 좋다"며 미소 지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청계천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였다. 발을 담그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 돗자리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가족, 도시락을 펼쳐놓고 점심을 즐기는 직장인들까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계천을 누리고 있었다. 아이들의 발장구 소리와 까르르 터지는 웃음은 청계천에 한층 더 생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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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구간 한편에는 아쿠아슈즈와 돗자리, 햇빛 가리개용 우산 등을 무료로 대여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현장을 관리하던 박모씨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 미끄럼 사고가 없도록 수시로 주변을 살피고 있다"며 "신발이나 돗자리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점에 놀라는 분들이 많고, 특히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과천에서 두 아들과 방문한 조영진 씨(43)는 "날이 더워서 걷는 게 힘들었는데, 청계천으로 내려오니 그늘도 있고 시원해서 좋다"며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는데, 육안으로 봐도 물이 깨끗해 보여 안심하고 놀게 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차를 내고 딸과 함께 찾았다는 최인섭 씨(38)는 "제가 사는 파주에도 하천은 있지만, 이렇게 물놀이와 문화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청계천은 일상의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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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이후 생태계도 눈에 띄게 회복됐다. 시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직후 342종이던 서식 생물종은 2022년 기준 666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어류는 4종에서 올해 21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사는 한국 고유의 민물고기 '쉬리'가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아침 7~8시께 청계천을 찾는다는 김민지 씨(27)는 "이른 시간에 오면 이렇게 큰 새들이 천 위를 날거나 물가를 서성이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원래 이런 자연을 보려면 도시 외곽까지 나가야 하는데, 청계천은 서울 한복판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