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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계천에서 발 담그며 즐기는 도심 속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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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 임유진 인턴 기자

승인 : 2025. 06. 18. 18:55

22일까지 '청계천 물 첨벙첨벙' 진행
오전 11시~오후 5시 상류 구간 개방
청계천 복원 20주년…생태계 회복
청계천 복원 20주년 청계천 물 첨벙첨벙18
18일 서울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청계천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아람 기자·임유진 인턴 기자 = "20년 전 가족들과 청계천에 놀러왔던 기억이 나요. 그땐 좀 지저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물도 맑고 훨씬 좋아졌어요."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던 지난 13일 서울 종각역 인근 청계천. 물가에서 직장 동료들과 발장구를 치던 직장인 한예슬 씨는 "이 주변은 전부 상업지구인데 중심에 천계천이 있으니, 일하다가도 잠시 힐링할 수 있어서 좋다"며 미소 지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청계천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였다. 발을 담그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 돗자리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가족, 도시락을 펼쳐놓고 점심을 즐기는 직장인들까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계천을 누리고 있었다. 아이들의 발장구 소리와 까르르 터지는 웃음은 청계천에 한층 더 생기를 불어넣었다.

청계천 복원 20주년 청계천 물 첨벙첨벙
18일 서울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청계천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평소 출입이 제한됐던 청계폭포~광통교를 개방하는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방문객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청계천에 직접 발을 담그며 즐길 수 있다.

행사 구간 한편에는 아쿠아슈즈와 돗자리, 햇빛 가리개용 우산 등을 무료로 대여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현장을 관리하던 박모씨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 미끄럼 사고가 없도록 수시로 주변을 살피고 있다"며 "신발이나 돗자리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점에 놀라는 분들이 많고, 특히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과천에서 두 아들과 방문한 조영진 씨(43)는 "날이 더워서 걷는 게 힘들었는데, 청계천으로 내려오니 그늘도 있고 시원해서 좋다"며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는데, 육안으로 봐도 물이 깨끗해 보여 안심하고 놀게 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차를 내고 딸과 함께 찾았다는 최인섭 씨(38)는 "제가 사는 파주에도 하천은 있지만, 이렇게 물놀이와 문화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청계천은 일상의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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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가 13일 서울 청계천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있다. /임유진 인턴기자
물가 주변이 잠시 술렁였다. 산책로 위로 백로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올라 서자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먹이를 노리는 듯 물가를 천천히 살피는 백로는 왜가리와 함께 청계천의 최상위 포식자다.

청계천 복원 이후 생태계도 눈에 띄게 회복됐다. 시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직후 342종이던 서식 생물종은 2022년 기준 666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어류는 4종에서 올해 21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사는 한국 고유의 민물고기 '쉬리'가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아침 7~8시께 청계천을 찾는다는 김민지 씨(27)는 "이른 시간에 오면 이렇게 큰 새들이 천 위를 날거나 물가를 서성이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원래 이런 자연을 보려면 도시 외곽까지 나가야 하는데, 청계천은 서울 한복판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아람 기자
임유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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