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점자 의대 입학 실패 허다
의대 입시에 사교육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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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ABC 뉴스는 19일 만성적인 의사 부족에도 불구하고 의대 입학 정원이 10년째 동결돼 사교육을 통해 면접 전략과 요령을 익히지 않으면 의대에 입학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호주 대학수학능력시험(ATAR)에서 99점 이상을 받고 의학 적성 시험(UCAT)에서 상위 5%에 드는 점수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대 입시 전문 튜터링 회사인 스트라이브 아카데믹스의 설립자이자 퀸즐랜드 대학교 의대생인 파신두 반다라는 “훌륭한 의사가 될 자질을 갖추고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많은 학생이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반다라는 “그들은 학교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 봉사 경험도 풍부했지만 면접 당일 긴장하거나 고위험 면접 상황에 대비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등학교는 이런 고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면접 준비를 위한 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TAR 99점 이상, UCAT 95%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여러 면접 제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면접 단계에서 탈락했다면서 사교육을 통해 면접 전략과 요령을 익히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합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다라는 사교육이 의대 입시에서 명백한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학생은 고가의 사교육을 통해 UCAT 고득점과 면접 통과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이런 기회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미셸 리치 모나쉬 대학교 교수는 “매년 수천명의 호주 학생이 의대 입학에서 좌절한다”며 “이들은 모두 똑똑하고 훌륭한 인재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한정된 정원에서 12~15명에 달하는 우수한 지원자 중 단 1명을 선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연방 정부는 2026년부터 매년 100개의 새로운 의대 정원을 호주 전역의 22개 의대에 배정하고 2028년까지 150개로 늘릴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지방 출신 의대 지망생들은 도시 학생들보다 낮은 ATAR 점수로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수의 학생이 졸업 후 인턴십을 위해 도시 병원으로 떠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