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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만에 다시 ‘3000피’인데…‘육만전자’ 못 뚫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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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6. 22. 18:00

새 정부 정책 기대감·외인 수급 상승
주요 기업 실적 개선 등 핵심 변수로
전문가 "삼성전자 하반기에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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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지난 20일 3021.84포인트를 기록하며 약 3년 반 만에 3000선에 재진입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 및 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이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글로벌 정세의 영향과 정책의 실행력,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이 중장기적 지속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육만전자' 회복에 실패하며 코스피 지수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 3월 말 6만200원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약 석 달째 5만원대 후반에서 횡보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반등세에 들지 못한 데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등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면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오전 10시 45분 3000.46을 터치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3021.84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5625억원, 기관이 372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끈 영향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 덕으로 분석된다. 대선 전날인 지난 2일 2698.97이었던 지수는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상승 마감하며 12거래일 만에 총 11.96% 올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주가지수가 소폭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국제적 추세를 넘어선 상승"이라며 "이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정세나 미국 관세 영향 등 굴곡은 있겠지만 미국 외(Non-US) 자산으로의 유동성 배분 추세 속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밸류에이션 매력과 정책 모멘텀 등으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신정부의 내수 부양책과 자본시장 개혁 의지가 방어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수급이 추가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수 상단을 열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 핵 시설 직접 타격 등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중동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데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압박 등이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경기 둔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앞선 2021년과 달리 최근 증시가 삼성전자 등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초한 상승세가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마냥 장밋빛 전망만을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삼성전자의 지난 20일 종가는 5만9500원으로 2021년 최고가(9만1000원)와 비교하면 34.6% 빠졌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코스피 흐름을 설명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랠리는 실적 가시화보다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주요했다"며 "이에 더욱이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행보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스피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이 추가적인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급속도로 바뀌기는 어려운 만큼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잘 됐다는 입증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판단했으며,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아직은 지수 상승 온기가 반도체 전반으로 퍼지지 못한 만큼 하반기로 가면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들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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