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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최대 B-2 동원, 첫 벙커버스터 실전 투입에 이란 핵시설 파괴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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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23. 11:54

"완전 제거" vs "실질적 후퇴"
포르도 지하 핵시설, 출입구 파손·지형 변화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 나탄즈, 지하시설 위치에 2개 구덩이
준무기급 농축우라늄 저장 이스파한, 여러 지상 구조물 손상
IRAN-NUCLEAR/USA
이란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로 미군의 공습 전날인 20일(현지시간·왼쪽) 모습과 이후인 22일 모습으로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찍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이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GBU-57 등으로 공격했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 역량에 실제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줬는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연설과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미군의 공습으로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이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했다'고 했고, 특히 포르도에 대해 "끝장났다(gone)"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의 공습 전에 농축 우라늄을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는 등 사전 대응으로 핵시설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해 핵 프로그램을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IRAN USA ISRAEL CONFLICT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으로 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GBU-57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구덩이가 보인다./EPA·연합
◇ 이란 핵시설 피해 정도...트럼프 "완전 제거...포르도, 끝장"
밴스 부통령 "핵무기 개발, 실질적 후퇴...핵 개발까지 아주 오랜 시간 걸려"

피트 헤그세스 국무부 장관은 22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명확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의 핵무기 개발을 실질적으로 후퇴시켰다고 매우 확신한다"며 "그것이 이번 공격의 목표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진행자가 '실질적이리라는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되묻자 "우리가 그들의 프로그램을 매우 오랜 기간 지연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게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many many years)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란 핵시설 3곳에서 '매우 심각한 피해와 파괴'가 발생했지만, 전체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란의 핵 능력 보유를 확인하기는 이르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케인 합참의장은 포르도와 이스파한 핵시설에 미군 B-2 폭격기 7대가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을 투하했고, 해군 잠수함이 이스파한에 순항 미사일 24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관리는 6대의 B-2가 12발의 벙커버스터를 포르도에 투하했고, 이 폭격기 1대가 GBU-57 2발을 나탄즈에 떨어뜨렸으며, 잠수함이 나탄즈와 이스파한에 순항미사일 30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IRAN-NUCLEAR/ISFAHAN-NATANZ SATELLITE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포르도 지하 핵시설 출입구 파손...지형 변화, 회색 먼지 보여
전문가들 "벙커버스터로 완전 파괴 불가능...당분간 정상 가동 불가능"

AP통신은 공습 후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포르도 핵시설 출입구가 파손된 모습이 관측됐으며 주변 산악지역 색깔이 갈색에서 회색으로 변한 점 등을 들어 벙커버스터가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포르도 지하 농축시설 바로 위에 지름 5.5m 크기의 구덩이가 새로 파인 것이 관측됐다고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를 분석해 전했다.

NYT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포르도 핵시설 내 벙커버스터의 진입 지점과 피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습 지점 근처의 지형이 뚜렷하게 변했고, 회색 먼지가 보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벙커버스터가 환풍구로 추정되는 두 구조물의 정확한 위치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고위관리는 이번 공습뿐 아니라 수십 개의 벙커버스터로도 중무장한 포르도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공습으로 이 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돼 당분간 정상 가동할 수 없다(off the table)고 평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이란 곰주(州)의 천연 요새인 산악지역 지하 약 260피트(80m)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 벙커버스터는 폭발하기 전에 지표면 아래 약 200피터(61m)까지 관통할 수 있는데, 이를 순차적으로 투하해 연속적으로 폭발시키면서 더 깊은 곳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이란은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포르도 핵시설 존재를 인정하면서 원심분리기 3000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고, IA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심분리기 2700대가 실제 설치됐다고 분석했다.

IRAN-NUCLEAR/ISFAHAN-NATANZ SATELLITE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으로 원자력 기술센터 건물이 파괴된 것이 보인다./로이터·연합
◇ 이스라엘군 수차례 공습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 나탄즈, 미군 공습 후 지하 시설 위치에 2개 구덩이
준무기급 농축 우라늄 저장 이스파한, 미군 공습 후 여러 지상 구조물 손상

이란의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는 13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군의 여러 차례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번 미군 공습은 이곳의 지하 농축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22일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지하 시설로 의심되는 위치에 2개의 구덩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아울러 이스파한 핵시설의 여러 지상 구조물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순도는 준(準)무기급인 60%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고대 수도 이스파한 외곽의 이 핵시설 단지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우라늄 가스를 실제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는 이스파한 핵시설의 실험실을 공격했고, 이스라엘 전투기는 미군의 공습 이전인 21일에도 이곳을 다시 공습했다고 NYT가 이스라엘군과 이란 국영 통신사를 인용해 전했다.

미군 공습 이후인 22일 막사테크놀로지가 찍은 위성사진에는 이스파한 단지의 여러 지상 구조물이 손상된 것이 담겼다고 NYT는 전했다.

IAEA는 최근 2주 전까지만 해도 이스파한에 농축 우라늄이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일부 이란 관리들은 최근 며칠 사이에 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스파한 핵시설의 피해가 심각할 경우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다른 병행(대체) 핵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한 이란 핵 프로그램은 수년 지체될 수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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