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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여명의 한화솔루션, 해외법인 지분 팔아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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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6. 25. 06:00

케미칼·태양광 동반 부진…자산 유동화로 재무 방어 나서
박승덕 사장 내정…김동관 부회장, 위기 돌파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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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독일 태양광 법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지분성과연동증권을 발행해 5000억원을 조달했다. 태양광과 석유화학 양대 사업의 동반 부진 속에 내부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한편, 회계상 부채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읽힌다.

에너지 부문이 흔들리면서, 차기 총수로 떠오른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자산 구조 개편과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승덕 사장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이자 김 부회장과 오래 합을 맞췄던 박 사장이 구조적 재무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운영하는 독일 큐에너지솔루션(Q Energy Solution)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4000억원을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큐에너지솔루션이 E-PPRs를 발행, 1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E-PPRs는 특정 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을 교환하는 PRS 계약 기초 자산으로,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화솔루션은 결국 이를 통해 부채를 늘리지 않고 약 5000억원 가량의 자본을 조달, 재무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분율에 큰 변동 없이 자금을 확보하는 형태"라며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면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실적 부진 등으로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1분기말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35.3%에서 34.3%로 하락하며 전반적인 재무 여력도 감소한 상태다. 보통 기업 자기자본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뿐만 아니라 1분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191.99%로, 지난해 말(183.2%) 대비 8.8%포인트 상승했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98.5%에서 111.3%로 뛰며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외부 차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회사는 해외 법인 자산 유동화를 택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양대 축인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은 모두 위축된 상황이다.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고, 태양광 부문도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세액공제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익성 우려가 커졌다.

큐셀을 비롯한 태양광 부문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정책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김동관 부회장이 전략적으로 이끌어온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사업의 동반 부진 속에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절실해졌다.

재계에서는 박승덕 대표 내정자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은 연구개발, 사업 전략 등 핵심 사업을 거쳤고 태양광 사업 초기 진출부터 김동관 부회장과 합을 맞춰왔다. 한화솔루션의 높은 차입 구조와 외부 정책 리스크가 맞물린 현 상황에서, 그의 취임은 재무 안정화 전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의 이번 유동성 확보는 업계 전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효성화학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정도로 재무 구조가 악화됐고, 롯데케미칼도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고정비 부담이 큰 산업 특성상, 기업들은 투자보다 유동성 방어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한화솔루션이 구조적 재편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특히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범용 제품 설비 등에 대한 업계 통폐합 등이 추진되는 만큼,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중에서도 한화솔루션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여천 NCC는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매각 대상으로 언급된 바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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