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도 한파…18년 만에 수도권 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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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정부는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를 기해 전국에 적색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숙자 등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나 유기견과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강제 대피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은 우루과이 정부가 노숙자를 수용하기 위해 대피소 3곳을 추가로 개설해 총 32곳의 대피소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노숙자 안전을 위해 겨울철에 전개된 대피 작전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재난대책본부격인 우루과이 비상시스템의 레안드로 팔로메케 위원장은 "대피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도우미 인력을 평소의 3배로 증원했다"며 "도우미가 판단했을 때 위험하면 (노숙자가 거부해도) 대피소로 (강제)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최저온도는 지역에 따라 영하 1℃도를 기록한 곳도 있다. 지난 주말부터 우루과이 전역엔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남반구 국가 우루과이의 겨울은 6월 20일경부터 9월 20일경까지다. 입동과 함께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면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우루과이 내무부에 따르면 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현지에서 노숙자 6명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 보고된 사망자는 텐트에서 잠을 자다 숨진 43세 노숙자다.
내무부는 "쉼터가 있지만 노숙자가 거부하면 입소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적색 한파주의보를 발령한 건 이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기온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적색 한파주의보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우루과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르헨티나에도 한파가 상륙해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15개 주(州)에 옐로우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필라르, 호세세파스, 모론, 산마르틴, 산미겔, 티그레 등 수도권 일부 위성도시에는 산발적으로 눈이 내렸다. 수도권에서 눈발이 날린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한 주민은 "아침에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소량이긴 하지만 눈이 내렸다"며 "버스에 탄 후 보니 백팩에 약간의 눈이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남부 등 남미대륙 끝자락을 덮친 한파가 최소 이달 26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건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