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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건강정보 지적한 현직 약대교수에 “유튜브 봐라” 발끈한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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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6. 26. 14:11

"두유 여아에 안 좋다" 쇼츠 영상
"문제 없다" 반박하자 여론전 과열
"약대교수" 밝힌 뒤에도 충돌 계속
/게티이미지뱅크
SNS에 올라온 건강 정보 쇼츠 영상을 두고 '두유 논쟁'이 벌어졌다. 

영상 내용을 반박한 누리꾼이 현직 약대 교수인 전문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감정적 충돌이 뒤엉켜 생긴 씁쓸한 해프닝으로 남았다.

'두유 논쟁'은 지난 24일 X(구 트위터)에 한 누리꾼이 공유한 짧은 영상에서 시작했다. 영상에는 한 요리 인플루언서가 "두유는 여성호르몬을 교란시켜 생리불순, 자궁근종을 일으킨다"며 "두유 대신에 코코넛 밀크를 드세요"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글쓴이는 "두유가 사춘기 여자 아이들에게 안 좋다고 하니 참고해달라"는 말을 덧불였다. 이 인플루언서는 대학병원 간호사 이력이라는 전문성을 내세워 요리와 음식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 다른 누리꾼이 "두유를 한두잔 마신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 정도면 된장도 콩나물도 먹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콩에 있는 이소플라빈이 에스트로젠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구조가 다르다. 사람 몸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트로젠에 비해 효과가 많이 약하다"며 과학적 기반의 근거를 제시했다.

/X(구 트위터) 캡처

이에 누리꾼들의 댓글이 잇따르며 '두유 논쟁'이 발발했다. 영상 속 내용이 맞다고 여긴 이들은 "콩나물도, 두부도 문제 되는 것이 맞다", "유튜브를 제대로 찾아보라"고 적었고, 그 중 일부는 이 내용을 반박한 누리꾼의 프로필 사진이 남성인 것을 두고 "여자 몸에 관한 일에 왜 말을 얹냐. 본인이 생리하냐"고 다소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유를 마셔도 여성에게 괜찮다"고 주장한 누리꾼은 현직 약대 교수였다. 생화학 박사이자 현재 미국 퍼듀대 약대에서 강의 중인 박치욱 교수였던 것. 박 교수는 "약대에서 호르몬 강의한다. 여자라 아는게 아니라 공부한 사람이라 안다. 자궁 갖고 있다고 자궁 전문가가 될수 있다면 모든 인간은 뇌과학, 세포, 유전 전문가인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생화학자인 나한테 유튜브를 찾아보라니... 요새 인터넷 쇼츠 중에 어이없는 의학정보가 너무 많다. 믿을만한 출처가 아니면 무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근거를 들어 지적했음에도 일부 과열된 누리꾼들의 감정적 의견 충돌이 한동안 계속됐다. 이 설전은 긴 타래로 이어지며 SNS에 남았고, 이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했다.

박 교수는 26일 X에 "앞으로는 배우려면 돈 내라고 해야지. 역시 상대를 안 하는 게 최선"이라고 심경을 남겼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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